유튜브도 린(Lean) 할 수 있다.
2편: 월 4시간으로 유튜브 구독자 천명 만들기 -2
본 글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개인의 유튜브 채널을 하는 방법에 관한 글이기에 모두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 1편에서는 방법론적 이야기, 2편에서는 실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1편에서는 큰 틀에서의 방법론적인 이야기를 살펴보았다면, 2편에서는 실사례와 함께 세세한 내용을 이야기를 하고 마지막에는 실패했던 채널들도 살펴보고자 한다. 1편에서 이야기했던 방법론은 아래 5가지 순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인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제일 중요했던 것은 영상 제작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0. 지인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1. 가설을 세운다.
2. 가설을 테스트할 영상 제작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3. 반응이 온다면, 그 반응을 기반으로 가설을 계속 수정한다.
4. 반응이 안 온다면 다음 가설을 세운다.
많은 시간을 영상 제작에 소모하지 않기 위해 유튜브 영상 제작에 필요한 것들을 정의하고, 필요한 것들을 가장 익숙하면서 잘 다루는 방법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유튜브 영상에 필요한 것은 썸네일, 영상 내용, 촬영, 대본, 편집, 마케팅 정도가 떠올랐다. 영상을 최대한 리소스를 덜 들이고 빠르게 만들기 위해서 PPT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이를 줌 녹화를 통해서 촬영하고, 말을 더듬거나 개인정보가 나오는 부분만 컷 편집해서 영상을 업로드하기로 했다. 본래 '이렇게 허술하게 만들었는데도 팔려요!' 하는 제품을 찾는 것 목적이기 때문에 멋진 연출이나 편집은 오히려 본질을 헤친다고 판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도 따로 하지 않았다. 이미 구독자가 600명 정도 될 때는 관련 오픈 카카오톡방에 링크도 한두 번 올린 적도 있지만, 초반에는 절대 지인 공개 등을 하지 않았다. 이 이유는 1편에 잘 설명했다 :)
걷거나, 대중교통 안에서 이 시스템을 고민했는데, 살면서 봐왔던 유튜브들을 많이 떠올리고, 참고했던 것 같다. 테두리 색깔로 영상을 분류하거나, 글자와 약간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썸네일, 프레젠테이션을 녹화한 영상 등 기억 속에서 답을 찾았다. 영상 쪽 지식이 전무했지만, 우리 모두 유튜브의 충성 고객이지 않은가. 비전공자 개발자라는 말이 있듯이, 영상을 전공하지 않아도 수많은 사례를 직접 시청하며 학습했기 때문에 우리 모두 비전공자 유튜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성공 사례
시스템은 갖추어졌으니 이제 가설을 세우고 실행할 차례였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당시는 23년 2월이었는데, 챗GPT에 대해 관심이 막 시작되던 시기였다. 필자는 우연히 챗GPT에 대해서 조금 일찍이 사용해 왔으나 이렇게까지 대중적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생각 못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곧 3월인 개학과 개강 시즌이 다가오면서 앞으로 챗GPT가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첫 번째 가설은 다음과 같이 세웠다.
개강(개학) 시즌을 맞아 챗GPT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질 것이다.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관심 가질 법한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초반에 업로드했다. 유튜브 스크립트 작성법, 실험 리포트 작성법, 비즈니스 컨설팅 등의 내용을 업로드했지만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구독자 약 50명) 그럼에도 챗GPT에 대한 관심도는 온몸으로 체감가능하던 23년 상반기였음과 어느 정도의 구독자가 생겼음을 고려하여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대학생 타깃, 대학원생 타깃, 마케터 타깃, 포멀 한 지식, 재테크 등 많은 영역의 영상을 업로드하며 반응을 살펴보았다.
여러 영상 업로드 시도 결과 놀랍게도 4050 세대 이상이 채널의 주 시청자임을 알게 되고 고민에 빠졌다. 처음 채널을 개설했을 때 가설은 10~30대의 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이 이용하기 위해 공부할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실제 데이터는 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왜 이런 데이터가 나타났는지 알기 위해 챗GPT를 사용하는 지인들을 관찰하고 대화해 본 결과, 챗GPT 등의 AI 툴을 직접 써보면서 배우고, 챗봇 만들기, 엑셀 챗GPT 적용, PDF 요약하기 등의 고도의 활용이 필요할 때만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에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챗GPT에 대한 기본적인 활용 방법들을 다루고 있었고, 대부분 타깃 고객들이 챗GPT를 사용하고 겪으며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필자도 챗 GPT를 여러 방법으로 직접 사용해 보면서 익힌 내용을 콘텐츠로 생산했던 것인데 이를 간과했다.
같은 고민이 계속되며 지속적으로 반응을 모니터링하던 중 '챗GPT 필수 확장 프로그램 추천 영상'과 '챗GPT로 논문 읽는 방법 영상'이 당시에 조회수가 3~4천 회씩 나오게 되었고 이에 발맞추어 유연하게 타깃 고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4050은 챗GPT 등의 AI를 활용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직접 실습하고 싶어 할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채널의 방향성을 과감히 바꾸었다.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본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영상을 기획했다. 당시에 챗GPT를 심도 있게 다루는 영상은 충분히 많았다. 이를 대면 엑셀에 챗GPT 적용, 챗봇 만들기 등의 영상은 다른 유튜브에서 충분히 잘 소개하고 있었고, 제작하기 어렵기도 했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포지셔닝을 '신기한 챗GPT로 따라 하기 쉬운 영상'을 채널 방향성으로 삼았고, 실제로 댓글 요청에 의해 회원가입부터 알려주는 영상도 업로드하게 된다. 그렇게 월 4시간을 투자하여 7개월 만에 동영상 14개와 쇼츠 3개로 구독자 천 명을 넘어섰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Uo2GDL7eZONBTkGQ5i1_5Q
저번 브런치 글에서 유튜브를 공개한 것도 아니고 그동안 아무 행동을 안 했음에도 어느덧 구독자가 천이백 명이 되었다. 복리는 삶을 관통하는 법칙인가 보다. 구독자가 적었을 때와 달리 현재는 예전과 다르게 구독자 연령층이 꽤나 낮아지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30대 구독자가 늘게 되어서 인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시장에서 같은 방식을 반복하면 결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동안 적은 시간으로 PMF를 찾았으니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하지만 본업이 따로 있기에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반응을 보며 모니터링하고 있다. 혹자가 보기에는 운이 좋았고, 알고리즘을 잘 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맞다. 하지만 운이 좋기 위해서, 알고리즘을 타기 위해서 여러 번의 주사위를 던진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많은 시도를 하지 않았음에도 꽤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유튜브가 레드오션이라는 의견에는 회의적이다. 지금부터는 실패했던 채널들에 대하여 어떤 채널을 어떤 생각으로 접근하였으나 실패했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실패 사례
총 3개의 채널을 시도했었는데 구독자가 10명을 넘기지 못하고 실패했다.
운동 유튜브를 많이 시청해서 운동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무얼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다. 챗GPT 유튜브 채널과 같이 템플릿을 만들어 시스템을 만들었고, 흔히 운동하는 사람들이 운동 유튜브를 보며 댓글을 다는 '클릭할 수밖에 없는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자 기획했다. 또한 정보 유튜브 특성상 정보를 얻기 위해 단 하나의 채널만을 구독하는 사람은 적기 때문에 수많은 운동 정보 유튜브들 중 하나에 드는 것을 목표로 영상을 제작했다. 짧은 호흡의 일관된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템플릿을 고안하였고, 저작권 문제가 없는 외국인 운동 영상 소스를 활용하였다. 그리고 대본의 95%는 챗GPT 도움을 받아서 효율적으로 작성하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본래 계획대로면 어느 정도의 반응을 바탕으로 가설을 수정해 나가면서 PMF(Product Market Fit)을 찾았어야 했는데, 반응이 없으니 가설을 수정할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조금 더 영상을 업로드하려고 준비를 해야 됐다. 단순히 알고리즘의 선택을 못 받은 것일 수도 있으므로 다양한 시도를 하며 최소한의 반응을 보고자 하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에 GPT 스쿨의 조회수가 급상승하기 시작하면서 리소스를 GPT 스쿨에만 집중하기로 결심하고 운동 채널은 멈추었다.
본 사례에서 알 수 있다시피 하나의 채널(아이템)에 목메지 않았다.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찾기 위해서 다른 채널도 고민하고 동시에 운영했다. 만일 운동 유튜브 채널에서 먼저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났다면 챗GPT 채널 이야기가 실패 사례에 적혔을지도 모른다.
유튜브에서 최근 가장 큰 이슈는 쇼츠 채널은 구독자 늘리기 쉽다는 것이었다. 월 4시간도 부담스럽다고 느끼던 찰나에 쇼츠를 10분 이내로 만들 수 있는 굉장한 시스템을 고안해서 시도했었다. 이 시스템을 고안했을 때는 쇼츠 채널이 구독자를 늘리기 쉽다는 이슈가 뜨거웠던 시기여서 기대가 굉장히 컸었다. 챗GPT로 아티클, 정보 등의 콘텐츠를 재가공하고 챗GPT를 통해 1분 대본으로 만들어 AI가 읽게 하는 시스템을 고안하고 실행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도했던 두 채널 모두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단기간에 시선을 사로잡아야 하는 쇼츠는 흡입력 있는 연출을 하지 못했음을 실패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쇼츠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GPT 스쿨에 자세히 설명해 놓았으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생각과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지금까지 유튜브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스타트업 방법론을 적용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다. 시장에 대해 충분한 조사, 분석 그리고 경험을 통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 시장도 막상 진입하면 예상과 다른 경우가 많다. 하고자 하는 유튜브 주제에 대해 완벽한 이해와 필요한 기술을 연마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국에 지속적으로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어쩌면 보유하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에 반대되는 데이터가 관찰될 수도 있다. 요약하면 유튜브와 스타트업 모두 사전 준비와 시장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제품 출시 이후에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효과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야 말로 변화하는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생존전략이라고 생각한다.
2편: 월 4시간으로 유튜브 구독자 천명 만들기 -2
본 글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개인의 유튜브 채널을 하는 방법에 관한 글이기에 모두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 1편에서는 방법론적 이야기, 2편에서는 실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