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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의 눈 Jan 12. 2024

제너럴리스트라 불안해요?

급변하는 사회 속 우리의 직무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 걸' 내용 중에 이런 장면이 있다. 주오남의 어머니인 김경자는 자격증이 있다는 말만 듣고 소개팅에서 결혼하기로 하는 장면이 있다. 오늘날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사고방식이다. 자격증이 있다고 결혼을 한다니, 무얼 믿고 결혼하는 가. 또, 결혼은 진정 사랑하는 사이와 해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마스크걸, 3화, 자격증만 보고 하는 결혼 장면

 이는 그만큼 세상이 정말 빠르게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고작 1~2세대 차이나는 인물의 생각을 공감하지도 못할 만큼 세상이 변화했고, 객관적으로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단지 하나의 자격증을 가지기만 해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던 시대에는, 말 그대로 '먹고사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부족한 서비스, 장비, 인프라가 당연했던 사회에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했다. 즉, 흔히 말하는 "기술을 배우면 굶어 죽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시대였다.


 하지만 사회와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기존에 사람이 해오던 일을 기계, 시스템, 장비, 서비스가 점점 대체하거나 도와주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러 영역에서 스페셜리스트가 없어지거나 이전보다 수요가 줄어들게 되었다. 물론 모든 영역에서 스페셜리스트가 없어지지는 않았다. 사람의 인지적 노력이 크게 필요한 의료, 세무, 법 분야에서는 여전히 기술이 필요했다. 어쨌거나 과거에 비해 '먹고사는 것'에 대한 과제를 해결한 세대는 자녀들이 같은 고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와 더불어 기술의 영역이 많은 산업군에서 줄면서 소위 말하는 '사짜 직업'인 전문직에 커다란 열망이 탄생하였다.(물론 이 전에도 열망은 컸었지만, 다른 기술을 배워도 먹고사는 '과제'는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열망 속에서 자라난 세대가 MZ 세대이다.

스페셜리스트도 불안하다

 그런데 MZ세대는 혼란스럽다. 높은 대학 진학률로 '사짜 직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페셜리스트인 디자인, 개발자, 기계공학, 건축 등에 종사하여도 이상하게 불안하고 성장에 대한 큰 압박을 받는다. 분명 나는 스페셜리스트인데...

AI가 그린 혼란스러운 MZ세대

 여기에는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기술의 발전이 더 깊숙이 스페셜리스트의 영역에 들어온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AI가 사람보다 병을 더 진단을 잘하고, 판결을 잘 내리며, 약 처방에 실수가 없고, 세무 / 회계에 능하며, 개발과 디자인까지 위협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과거에 기술의 발전은 단순 노동을 대체하거나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기술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은 명확히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영역을 찾기 힘들다. 그나마 문학, 역사, 철학은 AI가 침범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주장'되지만 동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스페셜리스트들이 혼란스러운 것은 당연하다. 기술을 배워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쳐준 세대도 혼란스러워하니 말이다. 그러니 제너럴리스트는 얼마나 혼란스럽겠는가.


제너럴리스트라는 말...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라는 말은 원래 생물학적 맥락에서 '광범위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종'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폭넓은 지식과 기술을 갖춘 사람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기 시작해 왔다. 즉 원래 사람의 역할을 상징하던 용어가 아니다. 그런데 오늘날 스페셜리스트의 반대말로 제너럴리스트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거에는 작은 분야일지언정 스페셜리스트만 살아남았던 것은 아닐까? 제너럴리스트를 위한 자리는 극히 적었다. 많은 경영 서적에는 리더는 제너럴리스트여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어쩌면 제너럴리스트가 소수의 리더 사람들에게만 요구되었을 수도 있다. 혹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천재만이 제너럴리스트였던 것은 아닐까?


 이러한 관점에서 스스로 제너럴리스트 성향이라고 생각된다면 천재일우의 기회가 도사린 세상에서 태어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것이 스페셜리스트의 무용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제너럴리스트라는 말이 사람을 지칭한다는 것은, 과거와 달리 사회가 제너럴리스트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앞서 서술된 "기술이 스페셜리스트의 자리를 위협하고, 제너럴리스트의 필요를 탄생하게 했다."에 동의한다면, 대처 방안은 비교적 명확하다. 그리고 이 대처방안은 제너럴리스트뿐만 아니라 스페셜리스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기술에 기민하게 반응해야만 한다. 이것이 스페셜리스트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제너럴리스트 탄생의 배경이니 말이다.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기술의 발전 현황과 방향을 반드시 주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를 가볍게 생각하면 컨베이어 벨트를 무시한 볼펜 조립자의 최후를 맞이할 수도 있다. 또한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요구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다만,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AI, 로봇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능력으로도 연결될 것이다. 어쩌면 사람'은' 혼자 참여하는 프로젝트의 관리 능력일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급변하는 기술과 사회적 변화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성장하기 위해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모두 지속적인 학습과 유연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역량은 모두에게 중요하며, 이를 통해 현재의 불안함과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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