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간 가설 검증만 했다.
지난 약 2달간 가설 검증을 수행했다. 그중에는 매출이 발생한 서비스도 있었고, 랜딩 페이지나 콜드 메일 수준에서 멈춰진 서비스도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배우고 얻은 내용들 4가지에 대해서 정리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팀원이 모두 매주 3가지 가설을 내고, 그중에 몇 가지를 골라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었다. 그렇다 보니 점점 내어야 하는 가설의 개수가 많아서인지, 아이디어를 가설과 혼돈하는 실수를 한 적도 있었다. 만약 아이디어를 검증하고자 한다면, 어떤 가치를 검증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예시)
아이디어: '노인들을 위한 틴더앱'
가설: 60대 노인들 중 x%는 재능 기부 겸 친목 모임에 z 원을 지불할 것이다.
아이디어: '방학 중에 잠시 기숙사 짐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
가설: '방학 때 본가로 내려가는 자취(기숙) 학생들 중 x%는 다시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짐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에 z원을 지불할 것이다'
예시와 같은 아이디어를 검증하려고 하면 막막하다. 따라서 아이디어와 가설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아이디어는 시작점일 뿐이고, 어떤 가치를 검증할 것인지 숫자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가설로 변환해야 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여러 가지 가치를 동시에 제공하고 싶은 유혹에 휩싸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운동 인증과 기록에 대한 가설을 검증해 본다고 하자. 제공하려는 가치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하는데, 돈을 걸거나 인증에 대한 상품을 건다면 고객이 무엇 때문에 참여했는지 알 수 없다. 목표가 검증을 성공시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검증을 단순히 성공시키고자 하는 것은 매우 쉽다. 무료로 진행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혜택을 제공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허위로 기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진행한 검증은 반복성이 없다. 사업적으로 확장해 나가려면 한 번 사용하고 끝나는 제품이어서는 안 된다. 반복해서 효용을 느끼는 가치를 찾아야 하고, 그것이 가설 검증 단계에서 검증해야 할 것이다. 과장을 해서 그렇지만 생각보다 많이 벌어지는 일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치를 동시에 제공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핵심 가치만을 검증해야 한다.
가설 검증 단게에서 바이럴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게시물이나 릴스가 공유가 되어 퍼져서 대박 날 수도 있겠지만, 초기일수록 빠른 속도를 위해 광고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성공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검증 단계의 아이템을 위해 바이럴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내 마케팅 실력 탓인지 제품 탓인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등의 가벼운 광고를 집행하여 노출 대비 전환율을 보는 것이 현명하다.
그럼에도 알리는 것까지도 실력이다. 가벼운 아이디어로 어쩌면 쉽게 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타깃 고객이 모여있는 네트워크(동호회, 오픈 카톡방 등)를 찾아서 알릴 기회를 잡는 등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아이디어는 가진 것을 모두 동원해서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이다. 어쩌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나서는 검증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성공이 확실해 보인다면 충분히 혁신적이지 않을 수 있다. 가설에는 불확실성이 반드시 동반될 수밖에 없다. 불확실성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혁신이 아닐 가능성도 있고, 성공하더라도 이미 누군가 검증한 사례를 반복하는 비효율이 반복되는 것일 수도 있다.
가설 검증은 익숙한 만큼 쉽지 않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덕성은 초등학교 때 다 배우지만, 지키는 것은 별개인 것처럼, 가설 검증은 너무 익숙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적지 않았지만 별의 별 실수를 다 한 것 같다)
내가 아닌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찾기 위해서 자아를 내려놓고, 수치로 판단하며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하더라도 반복 횟수를 늘려 더 많은 검증 하여 지속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멘탈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