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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결국 삶이다.

나의 욕망을 찾아가기


우리는 무엇을 욕망하며 살아가는가. 8명의 낯선 이들이 한 공간에 모였다. 우리의 욕망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 위하여. 낡은 건물 3층에 자리 잡은 공간. 나로 살아가는 힘을 갖자는 것을 모토로 한 이 공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도가 낮은 공간이어서 감정은 더욱 차분해지고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우리는 욕망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욕망이라는 단어는 욕구보다 더 적나라하고 원초적인 느낌을 풍기는 단어이다.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절제된 욕구가 아닌, 날것 그대로의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눈다. 과거와 현재의 욕망, 그리고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것에 대하여.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것이 꼭 무의미하고 부끄러운 일인지에 대하여.


평온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 타인에게 쉬운 존재가 되고 싶지 않은 욕망, 직장 생활을 누구보다 잘 해내고 싶은 욕망 혹은 직장은 오직 직장으로만 다니고 싶은 욕망, 물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 남이 보기에 더욱 멋진 나로 살아가고자 부단히 애쓰는 욕망, 더 나은 공동체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욕망. 우리 삶의 이 욕망들은 결국 삶의 양식으로서 기능하게 되고 우리의 일상으로 드러나게 된다.


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진솔하게 전하며, 내 욕망이 무엇인지에 대하여도 탐색해 본다. 내가 속한 조직이 더 나은 문화를 가진 조직이 되기를 간절히 욕망했고, 그것을 위해 목소리를 냈고, 공동체를 힘을 다해 만들어갔다. 내가 만든 공동체 속에서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진심으로 기뻤다. 그렇게 유한한 삶이 다하기 전까지 이 단절된 세상 속에 연결과 치유를 선물하는 공동체를 빚어내고 싶었다. 그리고 스스로의 삶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아픔과 고통까지도 진정으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고자 욕망하고 있다. 


내 삶에서 드러나고 있는 욕망이 진정 나의 것인지 살펴볼 때 가장 좋은 렌즈는 내가 꿈꾸고 있는 삶의 마지막의 모습이다. 누구도 삶의 마지막이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삶의 마지막이 왔을 때 어떤 모습이 되기를 꿈꾸는지 생각해 본다면 지금 나의 욕망이 그 모습과 결을 같이 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될 것이다. 굳이 타자의 욕망을 가지고 와서 나의 욕망인 것처럼 사용하지는 말자. 욕망은 결국 삶이고, 그것은 타자의 삶이 나의 삶이 되는 일일 테니까. 아주 작은 욕망이라도 나의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욕망이 무엇인지 느끼며 그 욕망을 따라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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