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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픔을 만났던 순간

얼마나 아팠니, 얼마나 힘들었니.


여덟 명의 사람들이 바닥에 일렬로 앉아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네 명의 사람들이 등을 돌려 의자에 앉아있다. 두 명의 사람은 의자에 앉은 사람들 앞에 등을 돌리고 서 있고 마지막 한 사람은 의자 위에 올라가 홀로 벽을 응시하고 있다. 삼각형의 형태로 공간은 채워진다. 


자신의 위치에서 사람들은 앞을 바라보고 있다. 눈을 마주치지도 못한 채 정면만 응시한다. 그리고 그 위치에서 보이는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그것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나름의 생각을 나눈다. 우리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다른 것을 보고 느끼고 있었다.


삼각형에 모서리에서 홀로 서 있는 한 사람을 응시한다. 그 사람은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홀로 서서 벽을 응시하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그를 보며 그가 많이 힘들겠다고, 홀로 무게를 지고 가는 이처럼 느껴진다고 말을 한다. 아무도 그의 짐을 나누어지고 있지 않다고. 


그의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나의 아픔을 가슴으로 만나게 되었다. 조직에서 어린 편에 속했던 내가 조직을 위해 홀로 목소리를 내었던 순간들. 그 순간들이 왜 힘들었는지 나는 인정할 수 없었다. 아무도 시켜서 한 일이 아니기에, 스스로 옳다고 믿어서 용기를 냈었기 때문이었다. 그로 인한 내면의 아픔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홀로 삼각형 끝에 서있는 그를 보며 드디어 가슴으로 느껴졌다. 저 자리에 있는 것은 힘든 것이 맞다는 것. 잠깐을 서있어도 힘들어 보이는데 그 긴 시간을 버텨야 했을 나는 얼마나 외롭고 아팠었을까.


그것이 가슴으로 느껴지는 순간. 많은 이들 앞에서 눈물이 흘렀지만, 처음으로 내게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을 이해받는 것, 그것이 참 중요했던 나에게.


'얼마나 힘들었니, 얼마나 외로웠니. 얼마나 함께하는 목소리가 필요했니. 이제야 너의 아픔을 느끼고 위로를 건네게 되어서 많이 미안해. 나라도 그 아픔을 공감해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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