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RN Aug 21. 2021

왜 나는 머지포인트를 기다리는가

내 차례는 언제일까

 8월 12일 목요일, 머지포인트 환불 신청을 했다. 언제쯤 가능할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이다. 머지포인트는 할인율이 크고, 사용도 간편해서 자주 사용했다. 카드로 구매가 가능한 데다가 사용금액만큼 현금영수증 처리를 해줘서 신박한 결제 수단이라 생각했다. 아내와 나는 편의점, 식당에서 편하게 사용했다. 더불어 지인들에게 좋은 수단인 것 같다고 추천까지 했었다.


 그러던 지난 12일, 아내에게 다급한 연락이 왔다. 머지포인트를 얼른 환불하라고 말이다. 뉴스에서는 이미 머지포인트 관련 기사가 방송되고 있었다. 어플이 느려졌지만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온라인 환불신청을 했다.


 나의 경우 90만 원 정도 충전을 하고, 64650원의 잔액이 남았다. 큰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처음 있는 일이라 적잖이 당황했다. 주변 지인의 경우 100만 원 단위의 손해를 입은 경우도 있었다. 뉴스를 보니 일부 사람들은 오프라인 사무실을 찾아가서 환불을 요구했다. 나 같아도 오프라인으로 찾아갔을 것 같다.


 처음에는 90% 환불을 해준다고 했다가, 갑자기 할인율을 적용해서 더 낮은 금액을 주겠다고 했다. 거의 하루 만에 말이 바뀌는 상황이었다. 아마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환불하여 손해율을 낮추고자 하는 전략인 것 같았다. 정확한 환불금은 내 잔금에다가 0.7459를 곱하면 된다. 약 74% 정도 수준이다.




 머지포인트는 내가 속한 스마트 컨슈머라는 단체 카톡방에서 우연히 알게 된 결제수단이었다. 다른 지역화폐나 앱 사용보다 훨씬 편해서 할인 판매할 때마다 고액권을 사서 쟁겨놓는 분들이 많았다. 잘 쓰고 있던 중 누군가가 우연히 이 사업의 구조가 이상하다는 얘기를 했다.


 기업이 홍보를 위해 비용을 지출하지만, 매출의 20% 정도나 되는 비용을 쓰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백화점은 수수료가 매출의 40%나 된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어서 충분히 쓸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믿었다. 원래 믿고 싶은 정보만 추려서 듣는 게 사람의 본성 아니던가.


 그런데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우려했던 방향대로 적자 경영을 하고 있었나 보다. 매일같이 안 좋은 뉴스가 도배되어 나의 잔액은 환불받기 글렀구나 싶다. 수익구조가 의심되는 사업은 조심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시작하지 말자.


 사업이 잘됐으면 쿠팡, 티몬처럼 성공했을 텐데 아쉽다. 지역화폐 어플도 머지포인트 시스템을 벤치마킹해서 사용 편의성을 높이면 어떨까. 어느 지역화폐보다 편의성만큼은 최고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기약 없는 환불은 언제쯤 될지. 100만 명의 고객이 있으니 내 차례가 오려면 아직 멀었겠지. 아직 끝난 건 아니니까 기다려보는 수밖에. 사실 더 기다리는 건 머지포인트가 정상화되는 것이다. 그만한 소비 재테크가 없었기 때문이다. 부디 잘 해결되길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