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yan Gosling ; 대비. 야누스 >
그에게 굵직한 작품들이 몇 있다. 아마도 그를 본격적으로 알게 된 건 「드라이브」(2011)라는 영화였던 것 같다. 하이라이트 장면에서의 그 잔혹함과 강렬함은 잊을 수 없다. 「빅쇼트」라는 명작이 있었고, 「라라랜드」는 그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나는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좋아한다. 드니 빌뇌브 감독 특유의 느린 전개가 약간은 지루할 수 있으나 미학적이고 철학적인 맛이 있어서 구미를 당긴다. ‘K’(라이언 고슬링)는 진정한 휴머니즘을 찾아 헤맨다. K가 진실을 알았을 때의 그 포효의 감정은 정말 대단한 연기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진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끝까지 인간이라는 씨앗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이 짠하다. 영화 마지막에 눈을 맞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배경과 배우가 조화를 이루면서 미학적으로 거의 완벽하게 보인다.
「퍼스트 맨」(2018)은 재미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는 우주영화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심리를 그린 우주영화는 브래드 피트의 「애드 아스트라」(2019)도 있다. 보통 이런 영화들은 호불호가 갈린다. 난 이런 밋밋한 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퍼스트 맨」보다는 「애드 아스트라」가 더 재밌었고 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라이언 고슬링은 특별한 눈빛을 가지고 있다. 얼굴 자체는 순해 보이지만 눈빛만큼은 매우 강렬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어떤 액션물이나 잔혹한 캐릭터를 맡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그의 얼굴은 야누스적인 매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