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16]
분명 웃고 있는데 무표정보다 더 메말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렇다. 웃음 뒤에 깊숙이 감춰져 있는 다양한 생각들과 감정들.
메말라있기에 더욱더 감정의 풍요로움이 갈급한 영혼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기록하지 않은 몇 달간의 삶이 흐리멍텅하다.
감성을 건드릴만큼 강력한 기억이 아니면, 금방 잊어버리는 편이다.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삶은 금방 잊혀져 버린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았으면 또 좀 ‘잘’ 먹고 ‘잘’ 살아야 하는데
버티기 급급했다. 그렇게 잘 버티고 있다가 오늘 문득 나를 위로해 줄 기록들을 찾는데
몇 달간 침묵하고 있었던 나의 게으름은 또 이렇게 나를 때렸다.
얼마 전에 읽은 김연수 작가의 책에서 이런 말이 있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건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다’
만약 우리가 삶을 두 번 살 수 있다면,
내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내는가에 따라 뒤에 오는 미래를 알고 기억할 수 있다면
나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맞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건 미래다.
김연수 작가님은 참 고마운 분이다. 일면식도 없지만 항상 이렇게 나를 위로해주신다.
나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도록
계속 글을 써야겠다.
themanwithyellow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