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과 착륙 시에는 모든 전자기기를 비행기 모드로 설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행기를 타면 이 착륙 시 전자기기를 비행기 모드로 변경하라는 승무원의 안내 멘트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과거에 이 안내멘트를 듣는 순간 친구, 가족, 연인에게 메시지를 보냈었다.
‘’나 이제 비행기타. 도착하면 연락할게.‘’
하지만 최근 많은 항공사에서는 기내 wifi 서비스를 유무료로 제공하여 비행 내내 wifi 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비행기 모드를 즐기는 편이다. 기다림 뒤의 모든 것이 달콤하듯 연락, 콘텐츠도 기다리다가 보는 게 더 기대되고 재밌지 느껴지지 않는가?
비행기 모드는 한마디로 말해 세상과의 단절이다. 버튼하나로 우리는 전 세계와의 연결을 끊고,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비행기 안에서, 바깥세상의 소음과 소란은 차단되고, 대신 나와 더 깊게 조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실시간으로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는 삶을 살지 않게 된다. 대신 그동안 놓쳐왔던 작은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창 밖의 하늘을 응시하며, 하늘빛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감상할 수 있고, 혹은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 생각들을 하나씩 꺼내어 정리할 수도 있다.
현대 사회는 늘 연결되어 있는 것을 요구한다. 이메일, 메시지, 소셜 미디어, 끝없는 알림들… 우리는 끊임없이무엇인가에 반응하고, 끊임없이 다른 이들과 소통한다.하지만 비행기 모드에서는 이러한 요구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더 이상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하지 않고, 우리는 진정한 휴식을 얻는다.
비행기 모드는 단순히 기술적인 기능이 아니다. 그것은우리의 삶 속에서 작은 피난처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 모드를 통해 잠시라도 속도와 자극이 가득한 세상에서 벗어나,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더 자주 이 비행기 모드를 켜야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른다. 단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연결되지 않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저 잠시라도 나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오늘 저녁에는 잠깐 비행기 모드로 사는 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