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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치현 Kay Feb 27. 2021

내가 주식을 하지 않는 이유

기록적인 상승장을 겪어도 나는 평생 주식으로 수익을 낼 자신이 없다.


최근 지속적인 전 세계적 저금리 기조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는 주식투자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작년 한국 증시 역사상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지난해 3월 코로나 19 여파로 1400선까지 내려갔던 코스피는 거짓말같이 3,000 포인트 언저리까지 반등하였고 현재 2월 기준 3,1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동학 개미로 불리는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엄청난 화력으로 증시를 올렸고, 기관&외인이 지속 순매도를 이어가는데 개인의 힘으로 증시의 신고점을 갱신한 정말 보기 드문 현상이 일어났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재테크가 필수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증권사 광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 국민의 세뇌가 된 것처럼 1 금융 1% 예금금리 시대 주식 투자는 필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고등학생부터 직장인, 주부에 이르기까지 주식에 대해 문외한이던 사람들이 하나 둘 달리는 호랑이의 등에 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약 60%에 이르는 개인투자자들이 작년의 상승장에서 수익을 취했다. 물론 이러한 역사적인 상승장에서도 40%의 개인은 오히려 원금 손실이 났다. 


나는 주식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특히 지금은 더욱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주식을 하지 않는 이유를 내 나름의 논리로 설명해보겠다. 


현재 1 금융권 예금 금리는 1% 대이다. 즉, 내가 가장 적은 리스크로(뱅크런 혹은 디폴트가 일어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없이 년 1%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예외가 없는 확정 수익이다. 


그렇다면 과연 주식을 포함한 재테크 활동을 통해 내가 얼마를 벌어야 저금리 시대에 ‘스마트한 투자’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 단순히 계산하면 주식으로 1년에 1.1%만 수익을 내도 은행 예금보다는 이득이고, 1.1% 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성적인 요소들을 고려해볼 때, 최소 재테크 수익률이 5% 이상은 되어야 은행 예금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먼저, 투자라는 행위를 할 때, 우리는 원금 손실이라는 리스크를 가지고 시작한다. 즉, 재수 없으면 수익은커녕 원금마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주식을 샀다면, 워런 버핏처럼 몇 년간 주가의 변동을 신경 쓰지 않고 돌부처와 같이 장기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 대부분의 개인은 그렇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회사에 출근해서 보고, 장 마감할 때 보고, 저녁에는 집에 와서 또 미국 증시를 체크하고, 이렇게 수많은 신경을 그것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리스크 + 나의 수고로움을 모두 보상받기 위한 최저 손익 분기점이 년 5%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5% 이상 10% 정도는 수익을 내야 모든 것을 보상받고 스마트한 투자를 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과연 년간 누적 수익 5%를 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일까? 나는 단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2020년처럼 이례적으로 시장이 좋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5% 이상의 년간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일부 원리는 카지노의 그것과 비슷하다. 

즉, 이 주식 게임에 오래 참여할수록 플레이어가 손실을 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나의 상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한번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본 개인은 그것이 환경적인 영향이 아닌 자신의 매매 실력이 좋아서 수익을 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리고 21년에도 22년에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주식 매매를 할 것이다. 


하지만, 주식 시장 역시 조정과 상승, 하락 사이클의 반복이 있다. 작년과 같은 대세 상승장에서는 고려해야 할 요소와 대응해야 할 경우의 수가 크게 많지는 않으나, 하락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확한 손절매, 교체 매매, 현금 확보 타이밍을 잘 계산하지 못하면 그간 상승장에서 벌어 놓은 수익을 빛의 속도로 잃어버리게 될 확률이 높다. 결국 주식의 수익률은 내가 매매를 시작한 년도부터 매매를 정말 멈추는 그 년도까지 누적 수익률을 계산해서 그것이 플러스인가 마이너스 인가로 평가해야 한다. 이렇게 장기간 누적 수익률을 계산해본다면 과연 그 수익률이 +5% 이상인 개인이 과연 전체의 몇 프로나 될 수 있을까?




나는 주식시장에서 평생 평균 5% 이상의 수익을 낼 자신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다. 


물론 나의 이론적 계산법이 편협하고 근거가 없다고 비난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주식시장의 원리를 반드시 알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 


그렇다면 저금리 시대에 예금금리는 적고, 부동산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이 시기에 그냥 리스크 없는 적금만을 해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다. 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분명 우리는 월급 이외의 소득을 만들기 위해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근로소득의 증가속도보다, 집값이 더 빨리 올라가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월급만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시대는 거의 끝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를 함에 있어, 맹목적인 투자가 아니라,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리스크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 나름의 분석이 필요하다. 나의 매매실력과 지금 시장 환경에 대한 냉정한 자각 및 분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파티는 언제든 끝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톰슨가젤처럼 유연하게 시장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저금리 시대에 재테크는 필수”라는 말을 맹목적으로 믿지 마라. 오히려 재테크를 안 하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아인슈타인의 어록 하나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What goes up must come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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