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즐거움이 없지만 우울하지도 않은 상태를
적어도 열네 가지는 되는 표현으로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마음은 넓어지는 게 아닌 자주 비워내는 법을 알아가는 것이란 걸
해답 없는 화를 삭이던 시간들을 통해 배웠다.
목적지 없는 열패감, 잘못된 선택이란 후회,
낯선 감정들이 하루, 그다음 하루의 틈새로 스며
시대가 쥐어준 불가처분한 소득이 되어가는 걸 느끼면서도
탈출할 수 없음에 공히 눈을 찌푸려왔다.
바다에 잠긴 물고기는 바다의 색을 아는가?
푸른 곳에 있으면서도 주위가 온통 같은 색이라
무엇을 푸르다 일컫는지도 모를 것이다.
코로나 블루,라고는 하지만 우울하지 않은 이유는
모두가 같은 색을 하고 있어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