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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전거 탄 달팽이 Nov 26. 2023

댄스로 나르샤!

인천 중구 꿈의 댄스팀 운영 사업 공연 관람 후기

캄캄한 무대 위, 아이들이 손에 쥔, 손전등 불빛만 깜빡거린다. 깜빡, 깜빡, 깜빠아아악 팟! 이내 의연하게 빛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 깜빡거리던 손전등 불빛보다 반짝이는 건, 아이들의 눈빛이었다. 무대를 위해 흘렸던 땀방울과 눈물과 고됨이 모두 담겨있는 눈망울은 별빛보다 아름답게 빛이 났다.


   매주 목요일마다 꽤 먼 곳까지 수업을 들으러 다니던 아이들이었다. 방학에도 쉬지 않고, 구슬땀을 흘려가며 연습했더랬다. 춤에 대해 기본기가 없던 친구들도 오늘의 멋진 무대를 만들어냈다. 한국어가 부족하여 댄스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과 소통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단다. 하지만 결국, 말이 아닌, 몸짓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내 마음을 나누었다.


   아이들은 주제에 맞고, 음악에 맞는 동작을 만들어 냈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수업을 통해 그렇게 자랐다. 오늘 공연에서 선보인 동작은 모두 아이들이 직접 창작했다고 한다. 개인별 동작과 조별 동작 모두를 말이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공연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낯선 땅에 와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몸부림이라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른, 낯선 곳에 갑자기 떨어진 아이들이, 끝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발걸음이라고 말이다.   



   예전부터 춤 실력이 훌륭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의 독무는 정말이지 예술 그 자체였던 밀란! 끝까지 함께해 주어서 고마웠어. 앞으로도 계속될 밀란의 꿈을 선생님은 진심으로 응원한다.


   장 다비드! 성실의 아이콘인 너. 선생님은 언제나 차분하고 조용한 다비드의 가슴속에 그런 열정이 숨어있는 줄 미처 몰랐어. 오늘 정말 너무 멋있었어, 다비드! 최고였어, 너는!


   예쁘게 웃으며, 선생님에게 달려와 안겼던, 한 카밀라. 다비드와 함께 성실의 아이콘이자, 숨겨진 열정의 소유자인 카밀라에게 선생님은 오늘 살짝 설렜단다. 아니, 실은 많이 설렜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도 끝까지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느라 고생했던, 김 빅토리아. 빅토리아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선생님도 많이 기도할게. 한국어가 부족한 친구들을 도와주고 챙겨주는 빅토리아에게 정말 고마웠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춤을 추고 싶은, 손 엘리나. 한국에 온 지 이제 2년이 되었던가?! 아직도 많이 낯설고 힘들었을 텐데,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어 고마워. 엘리나가 하고 싶었던 수많은 말들에 선생님은 앞으로도 귀 기울일게.


   과외 시간을 밤 11시 이후로 미뤄가며, 공연에 함께해 준, 리 마리아. 언제나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마리아가 선생님은 참 예뻐. 마리아랑은 한국에 막 왔을 때인 초등학교 6학년 이맘때쯤 처음 봐서 그런가. 어쩐지 오늘은 그때의 마리아도 생각이 나더라. 그 사이 참 많이 큰 마리아가 기특하고 고마웠어.


   2년 사이에 한국어 실력이 눈부시게 성장한, 첸 마리아. 아마도 마리아의 그 적극적인 성격 때문 일거로 생각해. 언제나 늘 댄스로 나르샤 연수중학교 팀의 반장 역할을 도맡아 했던 마리아. 선생님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잘 전달해 주고, 중간에서 친구들을 다독여 주고, 때론 카리스마 있게 이끌어 주어서 고마웠어.    


   비록 오늘 무대에 함께하진 못했지만, 지난 11월 1일 공연까지 함께했던 예카와 비카도 모두 고생했어. 다들 오늘이 그저 끝이 아님을 기억하기를 바랄게. 오늘의 이 무대는 끝이 아닌, 꿈을 향한 또 다른 시작이란 것은 꼭 기억해 주렴.


   그리고 이 낯선 땅에서 생활이 너무 지치고 고될 때마다 이 무대를 잊지 말기를 바란다. 너희의 땀과 눈물이 무대 위에서 별빛처럼 반짝이던 이 순간을 말이야. 너희는 언제나 빛나고 있단 것을 꼭 기억하렴. 그리고 빛나는 너희를 위해, 늘 어두운 무대 저편에서 응원하는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렴.  


   댄스로 나르샤! 언젠가 너희들의 그 모든 노력이 튼튼한 두 날개가 되어, 힘차게 훨훨 날아오르기를-.



#쓰고뱉다

#100일의글쓰기시즌2

#여든세번째

#D라마틱    

#dreamdance_ijcf

#인천중구_꿈의댄스팀_댄스로나르샤

#중구_원도심팀

#연수중학교_한국어학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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