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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승수 Jan 24. 2023

올 해는 어떤 HR 분석을?! (2)

People LAB, 2023년 분석은? part 2

Continue from part 1 (https://brunch.co.kr/@mind-ex/11)


이 글은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전편은 위 제목 옆 링크를 통해 접하실 수 있습니다.


내년에 팀 구성원들과 함께 수행할 HR 분석의 주제를 하나씩 기록해 보면서 계획을 세워보고 있습니다.

굵직한 주제들을 떠올려 보고, 이 내용들을 그룹 차원에서 도입한 Teams의 Project Management 도구에 옮겨가며 구체화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을 돌아볼 때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것은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팀 내에서 제안되었지만, 모두 실제 실행에 옮겨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디어의 Prototype이라도 팀 내 누적되어 있다면 좋았을 것 은 아쉬움들이 많았습니다. 2023년에는 이 같은 아쉬움들이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도 이 글을 작성하는 목적 중 하나입니다.


글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총 2편에 걸쳐 저와 저희 팀의 생각을 나눠 보고자 하고,

본 게시글은 두 번째입니다.

늘 그렇듯 저희의 부족한 연구 아이디어에 대한 건설적인 제안과 다양한 의견 그리고 비판은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4. 심리적 특권의식 (Psychological Entitlement)

많은 기업에서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인사제도도 조직문화와 리더십에 대한 이상적인 지향점도 참 다양합니다. 여러 조직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하고 CEO부터 신입사원에 이르기까지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소수의 조직만이 그 방향성을 실제화시키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다양한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저희 연구팀은 하나의 개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로 심리적 특권의식 (Psychological entitlement)입니다.


특권의식(Entitlement)은, 나는 특별하기 때문에 '상식적' 혹은 '윤리적'으로 부과되는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나 당위를 벗어나 이를 지키지 않아도 되며, 여기서 더 나아가 '예외적'으로 이를 따르거나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관련 있습니다. 조직이 설정한 방향성을 '특별한 나는'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나 나에게 조직은 다른 사람들에 대비하여 보다 나은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고 믿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화에 대한 조직의 선언이 있을 때, 나의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거나 변화에 저항하거나 냉소주의적으로 대하거나 어느 정도의 선에서 조직의 규율과 규범을 따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퇴행적 믿음은 여기서 출발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예가 있겠습니다만, 일부의 구성원이 '내가 조직에 이 만큼 기여하는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즉, 이러한 특권의식은 조직 내에서의 일탈 행동이나 부정적인 병패와 매우 높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특권의식(Entitlement)에 관한 연구는 꽤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1995년에 Samuelson이 우리는 '특권 의식의 시대 (Age of Entitlement)'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고 이후에도 많은 학자들이 조직 내 많은 구성원들이 높은 수준의 자기애와 특권 의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점차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는 것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특권 의식과 심리적 특권 의식은 개념적으로 차이를 보이는데, 특권의식이 교환 관계에서 우월한 지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하는 당사자간의 사회적 합의에서 그 정당성을 확보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고급 호텔의 최상위 서비스가 보장되는 멤버십 가입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특별한 서비스만큼의 특권의식을 갖는 것은 사회적 합의 하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상식적인, 공인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해당 서비스가 제공되는 場 안에서만 허용되고 이해되는 태도입니다.


그러나, 심리적 특권의식은 정당한 교환관계라기보다는 내가 받을 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많이 받으려고 하는 현상으로 나는 그러한 대우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인식하는 의식에서 출발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arvey&Martinko, 2009).


심리적 특권의식의 정의는 학자 별로 다양한데, Campbell et al. (2004)는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 수준에 관계없이 높은 수준의 보상이나 특별한 대우를 기대하는 것으로 정의하였고, Harvey & Martinko (2009)는 개인의 성과나 노력의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특별한 대우나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일관되게 믿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심리적인 특권의식이 이전 세대 대비 최근의 세대에서 관찰되는 특정한 행동 양식이라는 견해도 있겠습니다만(Campbell et al., 2004), 저희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중간 관리자 혹은 리더의 심리적 특권의식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고 조직 차원에서의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고려할 때, 심리적 특권의식은 어느 특정 세대의 특징이라고 하기보다는 구성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 내 발생하는 '세대 간의 갈등'을 돌이켜 보면 조직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구성원의 심리적 특권의식과 새로운 주류를 형성하고자 하는 구성원의 '심리적 특권의식의 대 충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직 내 계층 내에서 그리고 계층 간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의 상당수는 이러한 심리적 특권의식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리더가 과도한 심리적인 특권의식을 보유할 때 조직 내 일탈행동 혹은 비윤리적인 행동의 사례가 많을 수 있다는 선행 연구의 실증과 함께 리더 선발을 위한 기준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더불어, 구성원의 심리적 특권의식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의 지원 인식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조기 퇴직과의 관계까지 연장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더불어, 심리적 특권의식이 조직 내에서 제도와 규범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일괄되지 않게 (상황에 따라 용인하는 경우의 발생) 발생하는 과정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선행연구 (Feather, 2003; Fisk, 2010)와 같이 온정주의와 관계지향적 조직 문화에서 간간히 공정하지 않게 적용되어 온 제도의 적용과 일탈의 용인에 대한 경종을 울릴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5. 인적 자원과 제도의 유연성 (HR Flexibility)

환경과 가치가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경쟁우위를 만들어 내기 위해  조직은 무엇을 해야 할까?


학자들은 전략적 유연성 (Strategic flexibility, Sanchez, 1995)과 역동적 역량 (Dynamic capabilities, Teece et al., 1997)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또한, HRM의 다양한 연구에서는 HR Flexibility가 다변화되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 변화하는 환경 등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조직의 역량을 강화시켜 조직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Lepak et al., 2003; Milliman et al, 1991; Snell et al 2001).


유연성이 조직 경쟁 우위의 절대 불변의 제1 법칙이라는 당위적 선언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지만, 기존에 매우 경직된 구조와 제도를 가지고 있었던 조직에게 유연함의 추구를 통해 일정 수준의 균형을 갖추는 것은 필요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렇게 경직된 맥락을 갖는 조직에서 HR의 역할은 저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제도적(Instrumental)인 영향을 행사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HR Flexibility는 회사의 역동적 역량 (dynamic capability)를 의미하는 것으로 단순히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인사 정책의 유연성뿐 아니라 조직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구성원의 역량, 지식, 행동 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회사의 역량을 의미합니다 (Eisenhardt & Martin,2000; Teece, Pisano, & Shuen, 1997; Zollo &Winter, 2002).


조직의 변화가 어느 특정한 계층만의 선언이나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또 변화가 인사 부문만의 당면 과제가 아닌 것과 같이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변화는 전 조직적인 역량이 집중되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연함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 수 없다면, 앞으로의 변화를 위해 어느 정도의 역량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2항에서 계획한 조직 문화 진단에 병행해 HR 유연성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면, 이후 개선을 위해 우리가 집중해야 할 유연하지 못 한 곳이 어디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기존에 우리 팀이 축적한 조직, 리더, 구성원의 인식에 관한 데이터와 퇴직자들의 데이터 그리고 우리 맥락과 상이한 외부 조직 구성원들이 갖는 생각을 조합하면 어떠한 부분에서 경화가 진행되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동안 인사제도의 수립과 개선에서 아쉬웠던 점인 왜 도입해야 하고, 왜 개선해야 하는가? 혹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가의 물음에 소위 "잘 나가는 회사"에서 도입하고, "도입한 후 구성원이 만족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평"이라는 (분석 관점에서는 대단히) 모호한 논리보다는 좀 더 우리 맥락에 적합한 것을 찾아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즉, 현행 인사제도, 조직문화, 리더십 코칭 등이 왜 어디서는 작동하고 어디서는 작동하지 않는가? 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혀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가의 보도처럼 강조되어 온 리더의 유연함이라는 덕목에서 벗어나 구성원 계층에게서도 충분히 존재하는 관성의 수준과 인사 제도의 경직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조직 현상에 대한 진단은 단순히 (그것도 잘 못 된 방법으로) 전년 대비 증감 비교 혹은 서열을 평가하고 해당 조직의 리더에게 "개선 방안"을 도출해 시행하라는 관행적인 방법에서 변화해 작은 퍼즐 조각이지만 좀 더 명확한 테마를 제시하고 연속선 상에서 개선을 시도하는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두 편에 걸쳐 기록한 많은 아이디어들 중에 실제 프로젝트의 완성까지 갈 수 있는 것이 몇 개나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또, 막연히 모두 잘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이상의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무척 큰 덩치를 가지고 있는 터라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현상에 대해 그리고 그 현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떠한 개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떳떳하게 우리의 분석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도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희 People Lab은 언제나 열려있고 많은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환영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ference

Campbell, W. K., Bonacci, A. M., Shelton, J., Exline, J. J., & Bushman, B. J. (2004). Psychological entitlement: Interpersonal consequences and validation of a self-report measure. Journal of personality assessment, 83(1), 29-45.

Eisenhardt, K. M., & Martin, J. A. (2000). Dynamic capabilities: what are they?.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1(10‐11), 1105-1121.

Feather, N. T. (2003). Distinguishing between deservingness and entitlement: Earned outcomes versus lawful outcomes.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33(3), 367-385.

Fisk, G. M. (2010). “I want it all and I want it now!” An examination of the etiology, expression, and escalation of excessive employee entitlement. Human Resource Management Review, 20(2), 102-114.

Lepak, D. P., Takeuchi, R., & Snell, S. A. (2003). Employment flexibility and firm performance: Examining the interaction effects of employment mode, environmental dynamism, and technological intensity. Journal of Management, 29(5), 681-703.

Milliman, J., Glinow, M. A. V., & Nathan, M. (1991). Organizational life cycles and strategic international human resource management in multinational companies: Implications for congruence theory.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16(2), 318-339.

Sanchez, R. (1995). Strategic flexibility in product competitio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16(S1), 135-159.

Samuelson, R. J. (1996). [BOOK REVIEW] The good life and its discontents, the American dream in the age of entitlement, 1945-1995. National Interest, (45), 89-92.

Teece, D. J., Pisano, G., & Shuen, A. (1997). Dynamic capabilities and strategic management.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18(7), 509-533.

Harvey, P., & Martinko, M. J. (2009). An empirical examination of the role of attributions in psychological entitlement and its outcomes.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Industrial, Occupational and Organizational Psychology and Behavior, 30(4), 459-476.

Wright, P. M., Dunford, B. B., & Snell, S. A. (2001). Human resources and the resource based view of the firm. Journal of management, 27(6), 701-721.

Zollo, M., & Winter, S. G. (2002). Deliberate learning and the evolution of dynamic capabilities. Organization science, 13(3), 339-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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