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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나현 Sep 29. 2024

지하철은 2분마다 다른 문이 열린다.

- 괜찮다. 곧 다른 문이 다시 열릴테니.

나는 강제 ‘미라클’ 모닝을 하고 있다.  편도 1시간 30분 거리의 회사를 출 퇴근 하며, 올빼미인 내가 의도치 않은 아침형 인간이 된 것이다. 친구들이 요즘 내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들으면, 모두 화들짝 놀랄 정도의 저녁형 인간이었다. 그러니 ‘갓생’을 위한 미라클 모닝이 아니라,  그저 먹고 살기 위한 ‘기상’인 셈이다. 


예전 회사에서 너무나 힘들때, 집을 나서며 ‘아, 이곳이 집이었으면.’   ‘빨리 퇴근하고 편안한 공간에 내 한 몸 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출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지하철을 타면서도 이 지하철 문이 열리면 내가 모르는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곳이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랠 정도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던 시간들이었다.


부당한 일을 지속해서 겪다보면,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진다.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지면 내 그림자는 어느새 희미해진다. 그러나 그당시에는 그렇게 정신적으로 힘들어도 참고 이겨내야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한 버팀은 내 정신을 갉아먹는 일이었다. 

그만큼의 의미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때의 나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당한 일에 더 이상 참지말고, 바로 퇴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지하철은 2분마다 다른 역이 열리는 것처럼 인생 또한 지금 갖고 있는 것을 내려놓아도, 다른 문은 반드시 열리니 걱정하지말라고, 담담하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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