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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돌 Apr 19. 2023

부족한 나를 바라보기

곰돌 그녀는(?)

부족한 것에, 실수한 것에, 잘 못하고 능력에 대해 지나치게 생각하는 이런 나를 위해 요즘 회사 생활에 힘들기만 한다. 관대해지라는  기본서 같은 책도 있고  응원도 잘 해주는 사람도 있고 늘 칭찬과 위로를 아낌없이 주는 팀장님도 있지만 그래도 오늘은 부족한 것에 인정이 덜 된 나를 바라보아 마음이 무겁다.  

글쓰기 기록장에 발견한 글을 보면서 다시 나를 객관화해보며 좋게 바라볼 수는 없을 까 고민하다가 브런치에 글을 썼다.


오래전 일이지만  "물류 아르바이트", "케이터링 호텔 아르바이트", "노숙자 봉사활동"을 한 적이었다. 고된 아르바이트와 봉사활동을 한 이유는 편한 일상에서의 탈피를 하고 싶어서 라고 해야할까, 어쩔수 없는 상황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물류 아르바이트 일은 나에게 난이도가 높은 힘든 일이 있었는데 더욱 더 힘든 일을 잊어버리고 싶어서 선택하였던 일이었다. 물류 일은 무거운 짐 나르기, 더위 속에 앉아 빼곡히 쌓인 사료 박스 셈하기, 자키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창고에 넣기, 가로 세로 규격에 맞추어 박스 쌓기, 큰 더미를 빙빙 테이프로 감아 한 더미로 완성하는 일이 었다. 일을 하고 나면 온몸에 파스를 붙여야 한다.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 이유는 힘든 시기 지금 상황 속 나 혼자만 힘든 일을 해야 하는건가 라는 상황이 겹치기도 한다.


심각하게 가난한 것도 아니지만 대부분 물류 공장에 가는 사람은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 일을 하기보다는 각각의 사연은 있고 대부분 다른 환경에 있다가 오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물류 아르바이트 라는 시선이 곱지 못할 때도 있지만 하고 나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루 하루 뿌듯이 살아가는 일이라면 뭐든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했다.


케이터링 아르바이트 경험도 소중한 기억있지만 약간의 반어법이 존재한다. 호텔 케이터링 아르바이트는 서울 어느 호텔 안 조리실 서빙 아르바이트 이었다. 난생 처음 요리 분야 아르바이트이고 편하다는 일이라고 추천받아 해보았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였다.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까지 출근해 쉐프 복장을 단정히 하고 손빠르게 초콜릿 다과들을 분주히 준비하였다. 연이어 쉐프가 요청한 음식을 가지런히 놓인 뒤 정해진 시간 내 준비해야하는 일이었다. 하루만 근무하는 일이 었지만 독소한 일침과 함께 고된 시간을 보내었다. 눈가에 큰 눈물방울이 떨어지며 이런 아르바이트를 왜 선택했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결국 다른 파트로 일을 옮겨 도와주신 요리사님 덕분에 살아남았지만 집에 오는 길에 아르바이트 갑질이라며 담당자에게 호소하였다. 돌이켜 돌아보면 쓴소리에 담아 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듣기 좋지 못한 말을 잘 담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일부러 선택한 아르바이트는 아니었지만 하고 나니 눈물범벅 가득한 나를 또 바라보게 되었다.


노숙자 봉사활동은 성당 언니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된 봉사활동이었다. 외국인 신부님이 계신 성당은 사회복지시설이기도 하였다. 지역의 노숙자들이 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고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예전 남자친구와 이별하고 방황하는 시간에 언니가 갑자기 봉사활동을 같이 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취약계층 중 가장 빈곤한 지역의 사람들이기에 응대하는 일이 더 조심해야했고 정말 희생 이라는 농도 짙은 단어가 존재하는 곳이었다. 신부님은 그들을 잘 품어 주었지만 봉사자 이었던 나는 단 번에 품어 주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내가 겪고 있는 고민과 힘듦은 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회복하는 일상에 힘이 되어주었다.



3경험 모두 오랫동안 하는 경험은 아니었지만 위기의 일상도 겪어보면 좋은 시간이라는걸 되돌아 볼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지금도 일을 하고 있지만 업무가 잘 맞지 않아 원래 나는 실수투성이인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될만큼 능숙하게 처리하는 사람은 아니다. 이런 나를 매일 마주하며 일상을 보낸다. 

오타는 기본이고 이메일을 잘 못 보내거나 통화를 하던 도중에 이해가 어려워 여러번 전화해 묻고 또 적고 적는다. 복사기에 들어갈 만큼 서류가 잘 못나온 적도 있고 어떤 날엔 무슨 일을 하고 왔지 할 정도로 동작하나에 민감하게 행동한다.  경력이 적고 많음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일하고 있지만 부족한 나를 곱게 바라보며 스스로를 칭찬하는 일이 더 어렵다. 


과연 든든한 곰돌이 될 수 있을까 의구심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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