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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이지 Mar 28. 2022

[바깥 육아] 스윙, 스윙 스윙 마이 베이비

어느 워킹맘의 바깥 육아 이야기

 봄이 성큼 다가왔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을 슬슬 스트레칭해 본다. 아이와 바깥에서 '추위'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니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코로나의 확산 세는 한층 더 심해졌지만,  청명한 하늘을 볼 때면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지는 느낌이 든다  


 아이와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파트 놀이터다. 아이는 놀이터를 참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그네 타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그네의 재미를 알아버렸을 때 안 내린다며 그네를 부여잡고 앉아 있어 진땀을 뺐던 기억이 난다. 그네를 탈 때는 초록색 그네 한번, 빨간색 그네 한 번을 타야 '그네를 탔다'라고 말할 수 있다.


누나 형들이 서서 타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는 연수


 아이가 손아귀가 생길 때 즈음부터 그네를 태워서 그런지 또래에 비해 제법 그네를 '높이' 탄다. 그네를 탈 때면  연수는 늘 '하늘 높이'라고 말을 한다.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힘을 줘 하늘 높이 올려줘야 연수의 만족도는 더 커지기에 나는 있는 힘껏 밀어준다. 

아찔했던 그날.  엄마는 땀 나지만 연수는 신난다


그네와 관련된 아찔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연수의 그네를 밀어주던 중 한 아이가 옆에 앉아 나보고 그네를 밀어달라고 했다. 나는 연수의 1/3 정도의 힘 밖에 주지 않고 밀어주었는데, 갑자기 그 아이가 무섭다며 내리다 머리를 놀이터 바닥에 콩하고 부딪혔다. 다행히 바닥은 우레탄이었고, 세게 부딪히지 않았지만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땀이 났다.  멀리서 보고 있던 아이의 아버지가 '아이가 겁이 많아서요'라고 말하는데, 등 뒤가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아찔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다른 아이 그네는 절대 밀어주지 않기로 했다.

늦가을에도 그네 타기는 멈출 수 없다


 연수와 그네를 탈 때 박진영의 스윙베이비 노래를 많이 불러줬다. 연수는 그 노래를 곧잘 따라 했는데, 이제는 그네를 타면 자기가 먼저 '스윙 스윙 스윙 베이비'를 부른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 타야 연수의 흥이 더 올라가는 듯하다. 5살 아이가 스윙 스윙 스윙 베이비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웃기면서도 신기하다.


스윙 베이비 노래를 부르며 그네를 타는 연수


 연수의 그네 사랑은 비가 온 날도 멈추지 않는다. 비가 온 후 날씨가 개도 그네 의자는 물을 머금어 축축하다. 깔끔쟁이 연수는 옷에 물이 묻으면 빨리 갈아입어야 한다. 그래서 손을 닦을 때 팔을 꼭 걷어야 하고, 세수를 할 때는 옷에 물이 묻는 걸 싫어한다. 하지만 비 온 후 그네에 앉았을 때 엉덩이가 젖는 것은 괜찮다고 한다. 바지 엉덩이 부분이 푹 젖었는데도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내가 아는 연수가 맞나 싶다. 연수는 '괜찮아 마를 거야'라고 말하며 젖은 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실룩거린다. 


그네타는 사진만 봐도 연수가 커가는 모습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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