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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이지 Apr 19. 2022

[바깥 육아] 캠핑, 아이를 위한 선물

어느 워킹맘의 바깥 육아 이야기

 바깥 육아를 좋아했던 내게 캠핑은 염원(?)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프로 집콕러인 남편에게는 캠핑은 범접하기 싫은 활동임이 분명하다. 설치하고, 철수하는 일련의 과정, 고생길이 훤하긴 하다. 하지만 그 고생 끝에 꿀같은 휴식(?)을 느낄 수 있다면 나는 그 고생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남편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고생'을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나에게 왜 늘 고생을 왜 사서 하냐고 묻는다. 참 안 맞죠잉.  그래도 대개는 내 뜻에 따르게 되어있다. 흐흐흐


 일하다가 캠핑 용품 링크를 보내거나, 캠핑장 링크를 보내는 등 지속적인 반복학습을 하면 남편은 그 링크들 속에서 나의 진심을 알아차린다. 알아서 먼저 하자고 하면 참 좋은데, 이런 부분은 참 안 맞죠잉


 캠핑을 거의 타령 수준으로 이야기 했더니, 남편 친구 커플이 난지도에서 캠핑을 한다고 가서 '체험'해 보라고 했다.  잘 알고 지낸 커플이기에 부담도 없어 흔쾌히 오케이를 했다.  물론  나보다 더 신난 건 연수다. 연수 어린이집 친구들이 종종 캠핑을 가서 등원을 못할 때가 있었다. 연수는 캠핑을 가면 어린이집에 안가도 된다는 생각때문인지 종종 우리도 캠핑 가자고 이야기 하곤 했다. 캠핑이 뭔지도 모르면서... 


 연수는 캠핑에 가면 마시멜로를 구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 날 아침부터 마시멜로 사러가자고 난리(?)를 쳤고, 마트에서 사온 마시멜로를 나무꼬치에 세개씩 꽂아 다섯 꼬치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이모부가 사준 캠핑 의자를 챙기며 빨리 캠핑에 가고 싶다고 했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이미 모든 게 다 갖추어져 있었다. 우리를 위한 의자가 세팅되었고, 화롯대와 장작까지- 

4월 임에도 날씨가 무더웠지만, 캠핑을 즐기기에는 너무도 완벽한 날씨였다.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도 많아서, 비누방울 놀이며, 원반던지기도 할 수 있었다.


 캠핑장에 가면 아이에게는 모든 게 신기한 존재다. 개미와 풀, 나뭇가지, 돌멩이 등 자연의 산물은 물론이고 화롯대에 불을 피우는 일,  작은 버너 위에서 음식을 만드는 일 등 그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체험해 보는데 신이 난다.  

덥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뽀글이를 입고 개미 삼매경에 빠진 연수


이 중에서도 연수가 가장 빠진 일은 나무 장작에 불을 피우는 일이다. 생각보다 장작불은 피우기 어려웠고, 연기도 많이 났다. 불을 피우면서 매운 연기가 눈에 들어가 어른들도 눈물이 많이났는데, 연수는 내 선글라스를 뺏어 쓰고는 종이 상자로 바람을 일으켜 불 피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작은 불씨가 나무 장작을 타고 활활 타오르는 과정이 이 아이에게는 너무도 신기했나보다. 연수는 모두가 말려도 종이 파지로 나무에 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선글라스로 중무장한 채 불씨를 살리는 연수


호기심 많은 연수는 캠핑을 하는 내내 잠시도 멈추지 않느다, 쫀드기를 굽고 마시멜로롤 굽고, 비누방울을 불고 개미를 찾고,  나는 그런 연수를 따라 다니느라 먹은게 바로바로 소화될 정도였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계속 고플 정도로 연수를 따라 다니느라 지쳐 버렸다.  집에 오는 길 연수는 떡실신(?)하고는 입은 옷 그대로 잠에 들었다.

불에 쫀드기를 구울 준비하는 연수
최애 마시멜로 구워 먹을 생각에 신난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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