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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이지 Aug 18. 2022

[해봐야 알지?] 웰컴 투 캠핑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영심이, 나였네.

 마케터로 십여 년간 살아오니 트렌드나 유행 따위에 민감하다. 그렇다고 엄청 트렌디한 사람은 아니지만, 한번 즈음 유행하는 것들을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갑자기 어떤 일들이 하고 싶어 지는 게 있다. 최근에 일일체험으로 배웠던 클라이밍도 그렇고 캠핑도 그렇고. 유행이어서 하고 싶은 건지, 내가 하니 유행이 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최근 해보고 싶은 일들은 대개 육체적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고된 아웃도어다. 


 원래 나란 인간은 집에 콕 박혀서 비디오 잔뜩 빌려서 영화 보는 일을 더 좋아했었다.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집에 있는 것만큼 싫은 게 없다. 쉬는 날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어디든 나가지 않으면 살짝 미쳐버릴거 같다. 얼마 전 친구가 연휴 3일 내내 집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못할 짓이다'라는 말을 했던 걸 보면, 대개 내 나이 또래의 자녀를 가진 여자들에게 '아이와 함께' 집콕하는 시간은 감당하기 힘든 시간임이 분명하다. 집에 있으면 해야 할 일이 너무 잘 보여서 한시도 쉴 수가 없고,  열심히 치어도 아이가 한번 왔다 갔다 하면 내가 치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금세 지저분해진다.


 밖에 나가면 몸이 다소 고단할 수는 있지만 아이를 적당히 케어하기만 하면 되고, 집에서보다 아이를 케어하는데 남편의 몫이 더 커지기에 한결 육아가 수월해진다. 그래서 그런지 남편은 나가자는 이야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실은 남편은 나보다 더 집콕스러운 인간이었던 것이다


 최근에 몽산포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다시금 캠핑을 꿈꾸게 되었다. 남편은 캠핑을 돈 주고 하는 고생이라 여기기에 바닷가 근처 펜션에 하루 방을 잡았다. 저렴한 가격에 예약했지만, 이 돈마저 아깝다 느껴졌고, 바다와 거리가 있다 보니 오며 가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바닷가 앞에 들어선 텐트를 부러움의 대상으로 쳐다보다 불현듯 '텐트를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물론 이전부터 캠핑에 대한 나의 열망은 가득했었지만, 아직 나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일인 거 같아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나 해보지 않고 후회하느니 한 번은 해보자는 생각이 더 크기에, 남편 몰래 숨겨 둔 용돈으로 캠핑 용품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텐트를 사니 생각보다 캠핑 용품을 구입하고 캠핑장을 예약하는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과연 이번주 나의 첫 캠핑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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