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의 직장이 실수일까

안식월(2022년)

by 소채

한 달 전에 첫 직장(현대자동차) 입사 동기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입사 이후로 한 번도 이직을 안 하고 한 직장에서 25년간 근무를 한 친구이다. 물론 같은 회사 내에서 부서나 근무지는 지역적으로 옮겨 다녔다. 심지어는 러시아로 파견 가서 가족들과 함께 몇 년을 살다가 오고 자녀들도 그곳에서 대학까지 졸업을 시켰다. 정년을 몇 년 앞두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회사를 그만두고 쉬엄쉬엄 일자리를 구하고 있던 중에 나에게 연락을 해서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한 것이다. 나는 늘 그 친구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한다는 것은 탁월한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나는 첫 번째 직장을 3년간 다니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회사를 옮기기 시작해서 최근에 퇴직하기로 한 회사까지 총 7군데의 회사에서 근무를 했다. 그렇다고 회사를 옮길 때마다 하는 업무는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첫발을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정비사업소 정비지원 업무부터 시작해서 회사를 옮기면서 초급관리자, 중급관리자, 최고 책임자까지 일관된 분야에서 커리어(Career)를 이어갔다. 뒤돌아 보면 이직을 통해서 여러 브랜드를 경험하고 소형차, 대형차, 수입차 등의 분야를 경험한 것은 분명히 나의 경쟁력을 높여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히 반대급부도 있었다.



회사의 이직 기간 중에는 중간에 인터벌(Interval)이 없이 바로 이직한 경우도 있었지만 젊은 백수 생활을 길게는 6개월 동안 하면서 재취업이 안 돼서 마음을 애태웠던 적도 있었다. 새로운 직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투여해서 조직과 환경 그리고 동료들의 친분을 쌓기 위해 동분서주를 숱하게 했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이직을 하지 않고 한 직장에서 25년간을 근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과연 나의 이직이 실수였을까. 다시 젊은 30대로 돌아간다면 한 직장에서 쭉 근무했을까. 아마도 나는 또다시 새로운 모험과 도전을 위해서 딴 곳을 기웃거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