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결국, 행동만이 나를 증명한다
그러므로 나는 행동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나를 다그친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고, 관련 유튜브도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런 것을 보면서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 '대단하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이런 식으로 동기유발도 잘 되고, 내 갓생에도 도움이 되는 것을 알지만 최근에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나, 너무 받아들이고만 있지 않나?
받아들이는 건 좋은데, 그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 나는 내 행동이 아니라, 생각을 바꾸는 데에 집착하고 있었다. 내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면 할수록, 그런 행동을 할 것이라고. 약간... 그래, '생각하는 대로 사람은 바뀐다' 는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딱히 틀린 것 같지는 않다. 생각은 결국 내 삶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가장 큰 도구이니까!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내 자아를 키워놓았을 뿐이다. 나의 기대심을 높여놓았을 뿐이다. 정작 나 자신은 바뀌지 않고, 생각만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건 또 재밌는 이야기인데, 생각이 이리저리 움직인다고 해도, 정작 내 몸은 그 생각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내 생각대로 움직이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계획대로 움직이는 사람은 얼마나 대단한가!)
생각은 붕 떠 있다. 생각을 통해 행동을 바꿀 수 있지만, 생각만 하고 헹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면 사실 의미가 없다. 생각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순간 생각은 의미없고 공허한 것으로 바뀐다. 정말로, 이상한 일이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간이 바뀐다는데 나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서 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아는 것은 이미 충분하다. 지금 부족한 것은 행동 뿐이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요가 수업 강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건 현재뿐이라고. 미래는 어떻게 다가올지 추측할 수 없고, 과거는 바뀔 수 없는 것이기에 지금 현재야말로 내가 유일하게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서야 불현듯 깨달았다. 나는 현재에 살고 있지 않았구나.
나는 과거에 살았다. 과거에 내가 했던 수많은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음에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살았다. 나의 부끄러움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나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끊임없이 확인하곤 했다. 나는 미래에 살았다. 나는 끊임없이 어떻게 살지 고민했다. 내 라이프스타일, 하다못해 내일 할 운동, 입고 갈 옷과 들고 갈 가방을 고민했다. 어떤 삶이 좋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생각을 했다. 생각만 했다.
그래, 바뀐 것이 없었다. 나는 늘 쓰던 가방을 들고갔으며 늘 입던 옷을 입었고, 내일 해야 할 운동을 고민하며 오늘 운동을 가지 않았다. 왜 나는 바뀌려고 하면서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걸까? 당연했다. 행동하지 않았으니까. 생각은 표현하지 않는 이상, 행동하지 않는 이상 결코 보여지지 않는다. 내가 백 번 천 번 만 번 고민하고 생각해봤자 마찬가지다. 그러면 무슨 의미가 있지? 그래서 나는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더 정확히 말해서, 생각에 앞서 행동하기로 했다.
행동하는 것은 어렵다. 생각하는 것은 쉽다. 그러니 나는 항상 행동에 앞서 생각했다. 그걸 반대로 바꾸니, 뭔가를 하게 되었다. 조금씩 운동을 나가고, 일기를 쓰고, 공부를 하게 되었다. 신기한 일이다. 물론 아직까지 생각이 더 쉬워서, 생각하다가 행동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늘 그렇듯이 내 뜻대로만 살 수 없는 법이니까, 하고 합리화를 한다. 정말이지, 생각은 쉽다.
행동이 생각에 우선해야 한다는 것은 남들이 보면 좀 어이없을 수도 있다. 무례하라는 뜻은 아니다. 사고를 치라는 뜻도 아니다. 행동이 생각에 앞서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적절한 루틴이다. 운동하는 습관도 없이 생각을 멈추면 그냥 멍때리게 된다. 그럼 아깝게 시간만 날리게 되지 않는가! 루틴이 없으면 강제성을 띈 무엇이든 좋으니 미리 준비해두어야 한다. 어디든 할 운동을 만들어 놓고(시간과 장소가 정해진 운동이 좋다) 생각을 멈춰야 한다. 그럼 그 시간에 맞추어 운동을 가게 된다. 미리 공부할 것을 준비해서 놓아두고 잠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책상에 앉자마자 공부를 하게 된다. 행동이 생각에 앞선다는 것은 그렇다. 행동을 미리 준비해놓기만 하면, 나는 그 행동을 반드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물론 내 몸은 끊임없이 발버둥친다. 핑계를 대고, 외면하고, 도망치고, 더 자버린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게으른 인간이라 칭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행동이 조금씩 나 자신을 바꿀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꾸준한 운동과 지속적인 공부가 나를 아주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 믿음을 위해 나는 오늘도 생각을 비우고, 최대한 행동에 집중하려 노력한다.
내 행동이 나를 만든다. 행동만이 나를 남에게 보여줄 수 있다. 그러니 나는, 최대한 행동하려고 애쓸 것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 자신을 만들기 위해서 '행동'할 것이다. 이건 하루 이틀의 마음가짐으로 될 일은 아니다. 아마 나는 꾸준히 이 주제와 관련된 글을 쓸 것 같다. 끊임없는 도망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애초부터 계획적이고 생각한 것을 모두 이루는 사람은 아니었으니.
오늘도 집을 청소하고, 운동을 하고, 씻고, 일기를 쓰며 생각하지 않으려 애쓴다.
생각하지 말자.
행동하자.
그래서 나를 증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