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세대출 원금상환을 강제로 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올 거 같습니다.
그리고 서울, 수도권 6억 원 이하 아파트들이 거의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10월 26일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으로 인해서 금융당국이 대출 원금 분할상환을 더 강화한다고 밝혔죠. 따라서 전세대출 원금분할상환 즉, 원금과 이자를 매달 함께 상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2억 원의 전세대출 원금분할상환을 한다면 월급에서 매달 133만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합니다. 원금을 못 갚아도 연체가 안 되도록 설계한다고 하나 정말 그럴까요?
금융당국에서 전세담보대출 원금분할상환뿐만 아니라 모든 대출에 대해 원금분할상환을 하면 은행에 인센티브를 준다고 보도자료에서 밝혔죠.
은행의 자율에 맡긴다고는 하지만 전세대출 원금분할상환을 정착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내년부터 모든 은행들이 시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전세대출금 2억 원의 10%인 2천만 원을 2년 도안 분할상환한다고 하면 한 달에 상환해야 할 원금은 83만 원입니다.
이자를 연 3%로 가정하면 한 달에 총 133만 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금리를 계속 올린다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신호가 있으니 최소 133만 원은 훌쩍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전세가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 5천만 원 정도인데 80% 전세대출을 받으면 전세대출금액은 약 5억 원이 넘어갑니다.
그러면 5억 원의 10%인 5천만 원을 2년 동안 분할상환하면 한 달 원금상환은 약 200만 원입니다. 이자를 최소 3%로 가정하면 한 달에 125만 원입니다. 그렇다면 원금과 이자를 합해서 총 325만 원을 내야 합니다.
서민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금액입니다. 일각에서는 빚은 어차피 갚는 거니까 좋은 거 아니냐고 하는데 매달 300만 원을 갚기 위해 생활비 혹은 자녀 학원비를 일부 포기해야 하는데도 좋은 걸까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내는 것은 갚는 동안 내 자산이라도 상승합니다. 그러나 전세대출 원금분할상환은 내 자산이 상승하는 건 하나도 없고 매달 가정의 생활수준을 낮춰야 할지도 모르는 큰 영향을 끼칩니다.
사실 예전부터 전세대출 원금분할상환 제도가 있긴 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거의 강제화를 시키겠다는 겁니다.
금융당국에서는 1회에 한해서 연체로 잡지 않는다고 선심 쓰듯이 얘기하지만 연체 1회를 넘기는 순간 바로 연체로 잡는다는 의미입니다.
가계대출이 너무 많아져서 정부에서 관리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과 비교해서 상세하게 우리나라 대출의 심각성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과 비교하기가 애매한 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대출 제도로 인해 원금상환 비율이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인지해야 합니다.
이렇게 경각심을 주는 기사를 계속 내보내는 것을 보니 내년에 정말 전세대출 원금분할상환이 실현될 것 같습니다.
앞서 계산한 대로라면 세입자 입장에서 매달 임대료가 상승되니 상대적으로 대출이 나오기 쉬운 저가 아파트에 눈길이 많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서울에서 6억 원 아래 아파트 매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결과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건수 930건 가운데 매매 가격 6억 원 이하가 37.3%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6억 원 이하 아파트에 몰리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서민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이 6억 원 이하 주택일 경우에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6억 원 이하 아파트에 매수 수요가 쏠리게 되니 점점 6억 원에 수렴해서 급등하는 추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시 중랑구 신내동 아파트 같은 경우도 지난해 3~4억 원대에서 올해 10월에 5억 7천만 원 정도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는 7월에 4억 원대에 팔렸는데 10월에 5억 9천만 원으로 매매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이렇게 되니 6억 원 이하에 매수 의사를 밝히고 대기하는 사람들도 많아집니다. 실제로 제가 지켜보고 있던 서울 6억 원 이하 매물들도 거래가 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3.2억 매물이 10월 27일까지만 해도 존재했으나 11월 1일에 사라졌습니다.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4.6억 매물도 11월 1일에 사라졌습니다.
어떤 분들은 언론이 선동하는 거라고 하시는데 시장이 정말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출 규제를 통해서 정부에서 투기 세력을 막으려는 의도는 좋다고 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공급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규제책만 내놓으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을 이렇게 실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기 세력을 잡기 위해서 시행하는 이런 정책들이 오히려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서민들에게 전세대출 원금분할상환으로 원리금 200, 300만 원을 매달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나마 6억 원 이하의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아파트들도 값이 덩달아 올라 버리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계속 지켜보면서 정부를 원망만 할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내 집 마련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처음부터 드림 하우스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들을 자산을 상승시키는데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됩니다.
부자들도 처음부터 드림 하우스만을 고집하지 않았고 점차 갈아타기를 통해 자신만의 드림 하우스에 입성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핫이슈들을 가지고 와서 같이 공부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되는지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