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서 혼인신고를 하지?
처음부터 베트남에서 혼인신고를 하려던 건 아니었다.
당연히 우리는 각자의 모국에서 신고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왜 우리가 베트남에서 혼인신고를 결정하였을까?
우리는 만남과 동시에 미래를 함께하기로 결정하고 연애를 시작하였다. 그래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결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꽤 오래 하였고,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다면 아마 조금 더 일찍 쉽게 결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즘 세대를 살고 있는 누구나 그렇듯이 우리도 똑같이 인터넷 검색부터 시작하였다.
나는 한국어 검색으로, 남편은 영어로 검색을 하였다.
여러 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1) Plan A : 한국에서 혼인신고
2) Plan B : 인도에서 혼인신고
3) Plan C : 베트남에서 혼인신고
4) Plan D : 캄보디아에서 혼인신고
5) Plan E : 홍콩에서 혼인신고
이렇게 총 5가지의 옵션으로 간추려졌다.
위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필요한 서류가 비교적 다른 나라에 비해 간편하다.
서류가 준비되면 증인의 서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진행하지는 않아서 정확히 모르겠다.
그 당시 영어 과외 선생님이 한국분이셨는데 남편분이 미국분이셨다. 한국에서 국제결혼한 경험담을 들어보니 비교적 어렵지 않아 보였다. 더군다나 남편이 5년 한국 비자를 취득하여 한국에 가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한국에서의 결혼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후, 인도에 신고를 하는 게 더 수월하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국제결혼이 많은 지역의 주민센터에서 혼인신고를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예를 들어, 종로나 이태원이 있는 용산구청에서 국제결혼이 많아 공무원분들이 아는 정보가 더 많으니 혼인신고가 수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아직 직접 해보지 않아 확실히는 모르겠다.
작년까지는 '인도인과의 결혼'이라고 네이버 검색을 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블로그를 참고했다. 하지만 지금은 블로그 내용이 다 비공개로 전환된 것 같다. 최근에 다시 검색을 해보니 이 분의 블로그가 상세하게 나와있어 인도인 배우자와 국제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첨부한다.
인도는 워낙 큰 나라라서 지역마다 법이나 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Nil이 살고 있는 뭄바이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Nil이 에이전시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외국인-자국민이 결혼을 하려면 외국인이 최소 30일 이상 인도에 머물러야 한다고 들었다. 또 작년 검색할 당시에 '결혼하는 사실을 일정기간 동안 신문에 기고하여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때 혼인신고 승인이 난다.'라고 들었는데 Nil은 그럴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을 보니 신고하는 지역마다 절차가 다른 것 같다. 어쨌든 나도, Nil도 일 때문에 인도에서 30일 동안 머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인도에서의 혼인신고는 'Plan B'로 생각했다.
인도에서 먼저 혼인신고를 한다면 [주 인도 대한민국 영사관]을 통해서 한국에 혼인신고를 하면 된다.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당연히 우선순위가 한국 >>>>> 인도 > 베트남 순이었기 때문에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이동하기 어렵다면 우리가 거주하는 베트남에서 혼인신고를 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스치듯 생각했는데..... 결국 이 방법으로 혼인이 성사되었다. 혼인신고 준비 당시에 지인을 통해 들어보니 스위스인-한국인이 베트남에서 결혼한 경우도 있는데 그분들은 베트남에서의 혼인신고가 1년이 걸렸다고 했다. 이유는 예상했다시피 공무원들이 차일피일 처리를 미루다가 결국에 한국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결국 이뤄냈다고 들었다. 그에 비해 우리는 3개월 소요되었는데 꽤 빠르게 성사된 게 아닐까 싶다.
한국어로 '국제결혼 베트남'이라고 검색하면 대부분 한베 가정에 대한 정보가 나오는데... 대부분 오래된 정보 거나 한베 결혼 전문회사 광고 블로그였다. 베트남인은 여기서 외국인이 아니라 국민이기 때문에 나와는 상황이 달랐다. 그게 아니면 한국인 커플이 베트남에서 혼인신고를 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었는데 우리 상황과는 상이한 부분이 많아서 쓸만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혹시나 해서 베트남에서 한국인-한국인 혼인신고 절차와 한국인-베트남인 혼인신고 절차에 관한 링크도 공유한다. 내가 알기로는 한-베 가정의 경우 베트남에서 혼인신고를 먼저 하는 게 비용을 더 절약할 수 있다고 들었다. 당연히 내가 직접 겪은 부분은 아니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자세한 건 영사관이나 대사관을 찾아가면 정~말!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빠르게 처리해주신다! 그리고 심지어 혼인신고는 무료다. (영사관에 갈 때마다 한국인의 일처리 방식에 감동하여 애국심이 뿜 뿜 생긴다.)
영어로 검색하여 나온 게 아래의 사이트인데, 가장 최근의 정보가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가 진행한 과정과 거의 흡사하다.
갑자기 뜬금없이 캄보디아가 튀어나온 이유는 남편 사업 때문이다.
캄보디아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캄보디아 비자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에서 서류를 준비하면서 여러 고난이 있을 때마다 차선책으로 캄보디아를 잠깐 떠올렸다. 남편은 3년 동안 캄보디아 프놈펜에 머물면서 꽤 인맥을 쌓아 왔기 때문에 베트남보다는 정보를 쉽게 얻어 혼인신고가 비교적 쉽지 않을까 생각만 했었다.
한창 막막했을 당시, 지인 중 인도인-필리핀인 커플이 있었는데 홍콩에서 혼인신고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검색을 해서 알아봤었다. 생각보다 경비가 많이 들어서 더는 알아보지 않았지만 찾아보니 홍콩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간단하게 국제 혼인신고를 할 수 있는 나라라고 한다. "International marriage in Hongkong"이라고 구글에 검색하면 수많은 정보가 나오는 데, 그중 이 링크를 공유하겠다.
과정을 보면 알겠지만 요구되는 서류만 잘 갖춰진다면 빠르게 처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결혼 날짜를 잡은 후 서류제출을 하고 승인이 나기까지 최소 15일 이후라고 나와있지만 대략 21일 이상 소요된다고 들었다. 그동안 반드시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지만 계속 여행하면서 머물다가 결혼을 할 것인지 아니면 출국을 하고 다시 신고를 하러 홍콩에 돌아올 것인지는 비행기 값과 숙박비용을 잘 계산해서 판단해야 할 것 같았다. 사실 주변에서 이런 사례가 있었다 하니 궁금해서 찾아봤을 뿐, 비행기를 타고 어느 나라라도 갈 수 있다면 한국이나 인도를 가지 홍콩을 갈 이유는 전혀 없었다. 하하.
당연히 Plan C, D, E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계획이었다.
각자의 모국인 한국이나 인도에서 했으면 가장 좋았으련만,
결국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실현 가능한 'Plan C : 베트남에서의 혼인신고'를 선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