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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새 앵선 Feb 28. 2024

제주에서 7

(표선 민속 5일장,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글라스 하우스(섭지코지)

5일장을 가보고 싶어 검색하니 오늘은 표선5일장이 열린다.


시동을 켜고 fm을 켜니 묵직한 바흐의 첼로음이 차 안을 꽉 채운다. 역시 드라이브하며 듣는 음악은 감동이 다르다. 제주의 풍경 때문일까?


5일장이라는데, 시장은 규모가 작아 특별한 것은 없지만,  장바닥에 널린 고구마와 감자, 당근등이 싱싱해 보인다. 생선시장에 들어서니 갈치가 1kg에 5만 원, 옥돔 말린 것이 5마리에 5만 원(물론 크지 않지만), 옥돔 두 바구니를 사서 택배로 보내고, 천혜향을 사서 시장을 나선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폐교된 삼달 국민학교를 김영갑 사진작가가 갤러리로 변화시킨 곳이다. 운동장이었던 곳엔 아름드리나무들이 숲을 이룬 것처럼 아름답다.


<어느 날 카메라가 무겁고, 가끔씩 손도 떨린다는 그의 잔단명은 루게릭병!

20여 년을 어머닌 젖가슴과 같은 오름과 ‘소리쳐 울 때가 더 좋았다’는 제주 바다, 이어도, 구름 등 자신을 홀리던 제주를 한컷 한컷 담아내던 그는, 생전에 앞뜰에 심어놓고 애인처럼 아끼던 감나무 밑에 뿌려졌고, 비가 왔고 사람들은  돌아가지 않고 한참을 서있었다.


“움직일 수 없게 되니까, 욕심부릴 수 없게 되니까, 비로써 평화를 느낀다. 때가 되면 떠날 것이고, 나머지는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철들면 죽는 게 인생, 여한 없다. 원 없이 사진 찍었고, 남김없이 치열하게 살았다. “ >                                                     -갤러리 글 중에서 따옴-


한평생 좋아하는 일들을 해낸다는 그 기쁨 뒤에 아픔과 고독이 느껴지는 작품들 속에서, 잔정으로 제주의 바람과 구름, 노을을 만나며, 푸근하고 달콤할 것 같은 오름의 젖가슴에 나도 푸~욱 안기고 싶어 진다.



글라스 하우스(섭지코지)-

제주 바람은 늘 강하지만 섭지코지 언덕애서 만나는 바람은 송악산의 바람처럼 파도와 함께 휘몰아치며 등을 떠민다.

고독 속의 바람과 파도의 만남이랄까? 바람 불어 좋은 날이다!

언덕 위 glass house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답게 노출콘크리트에 유리창이다. 창고나 건축기초에  쓰이던 노출콘크리트가 안도 타다오를 통하여, 섬세하고 부드러운, 그래서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건축기법으로 변해 버렸다.

역시 여기서도 그의 아이디어는 빛난다. 입구에 노출 콘크리트 벽!

그 사이로 보이는 성산 일출봉!

아! 그냥 보아도 작품이다.

섭지코지 끝자락 언덕 위에 glass house에서 언젠가는 해 지는 어스름 바다를 만나며, 구름과 동행하면서 셰프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2024.2.27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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