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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채 Oct 26. 2022

하기 싫은 기분 vs 하기 싫은 감정

일하기 싫어요! 우리 감정들의 정체


우리는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특히나 일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직업에 관해 떠올렸을 때 연관되는 기억이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이러한 감정들은 사실 산업심리학계에서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다루어진다. 첫 번째, ‘과정 감정 (process emotions)’ 은 대상이 현재 하는 일에서 도출된 감정이다. 두 번째 ‘미래 감정 (prospective emotions)’ 는 대상이 앞으로 하게 될 거라고 믿는 업무에서 나오는 감정, 그리고 세 번째 ‘과거 감정 (retrospective emotions)’ 은 이미 완료된 업무에 대한 감정이다. 본 기사에서 필자는 이러한 감정들이 어떠한 카테고리로 분류되고 있으며, 업무 환경과 태도에 있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다루고자 한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얼핏 보면 업무적 원인과 감정적 결과가 꽤 명백하고 간단할 것 같지만, 똑같은 상황을 겪더라도 사람들이 그에 대해 가지는 감정은 극과 극이다. 이 여러 가지 감정들은 도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드는 것일까? 우리의 감정은 기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다. 우선 부정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은 때로는 신경증 (neuroticism)으로도 나타나며, 주로 업무와 관련되어 불안, 우울, 공격성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긍정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의 성격은 외향성과도 크게 연결되어 있으며, 자신을 밝고, 활달하고, 자신감 넘친다고 묘사한다. 다만 한 가지 강조해야 할 점은 사람의 성향과 기질은 ‘기분'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만, 반드시 ‘정서''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기분 vs 감정

기분(mood)은 하나의 사건과 연관되지 않는 전반적인 감정을 의미하며, 보통은 생각 과정에 영향을 끼칠 만큼 강력하지 않다. 감정, 혹은 정서(emotion)는 대부분 하나의 사건 혹은 이벤트와 연관되어 있으며, 우리의 생각 과정에 영향을 끼칠 만큼 자극적이다. 정리하자면 업무를 지속하며 느껴지는 긍정적/부정적 신호들은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끼치는 수준이지만, '상사에게 지적당함' 혹은 '기대하던 프로젝트가 무산되었음' 등 하나의 사건이 가져오는 감정은 순간적으로 우리의 결정적 사고를 휩쓸 만큼 강력하다. 그러나 지속되는 하나의 기분은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지적 상황을 만들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부정적인 혹은 긍정적인 성향은 분명히 업무 만족도와 연관되어 있다. 


또한 타고나는, 흔히 '천성'이라고 불리우는 개인이 가지는 성질은 생각보다 우리의 회사생활에 꽤나 많은 영향을 끼친다. 1986년 발표된 기질과 업무 태도의 상관관계 논문 (Staw, Bell and Clausen, 1986) 에 의하면, 유년에 지니는 경향과 성질은 추후 50년까지의 업무 만족도를 예측할 수 있다. 단순히 회사에 가기 싫은 기분, 일을 하기 싫은 기분이라고 생각되는 감정들이 실은 스스로와 조직의 '핏 (fit)'이 맞지 않음을 알리는 시그널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람과 조직 사이 '핏'의 중요성은 산업심리학계에서 화두가 된 지 오래고, '남들에게 좋은 일자리' 가 반드시 '나에게 좋은 일자리' 가 아니라는 사실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 


낙천적인 것만이 행복함으로 가는 길은 분명히 아니겠지만, 긍정적인 성향이 좋은 기분을 만들고, 반복되는 좋은 기분 상태가 행복한 정서로 이어진다. 마치 눈덩이가 불어나듯, 적은 노력이 업무 만족도를 끌어내는 것이다. 비록 고달프고 견디기 힘든 나날들이 반복되는 회사생활이겠지만, 우리는 클로버밭에서 네 잎 클로버 하나를 찾듯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의 태도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Staw, B. M., Bell, N. E., & Clausen, J. A. (1986). The Dispositional Approach To Job Attitudes: A Lifetime Longitudinal Test.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31(1), 56–77. https://doi.org/10.2307/2392766


출처: 심리학신문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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