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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채 Jan 23. 2023

과연 내 연애는 특별할까?

우리 연애가 오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우리 연애가 오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연인 관계와 관련해서 이루어진 여러 가지 연구 결과는 부정적인 감정이 긍정적인 감정보다 강력함을 보여준다. 게다가 갈등은 서로 의존하는 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요소이며 로맨틱한 감정과 열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그라진다. 심지어 많은 사람이 불안함 때문에 갈등을 실제보다 크게 받아들이곤 한다. 이렇듯 관계 유지의 장벽이 높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보수해가며 사랑을 이어 나가는 걸까? 해답은 관계를 힘들게 하는 요소가 많은 만큼, 관계를 나아가게 하는 방식 또한 여럿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관계 유지의 메커니즘은 사람들이 각자 파트너와의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 취하는 전략적인 행동이다. 흔히 ‘로열함’, 혹은 ‘헌신적임’으로 표현되는 행동, 즉 관계에 계속해서 속하고자 하는 마음 (commitment)이 강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다르게 행동하고 생각한다. 이를 인지적 상호의존 (cognitive interdependence)라고 한다. 헌신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파트너들은 자신을 각자가 아닌 ‘우리’로 생각하며, 개인으로써의 자신보다 커플로서의 자기 모습을 더 강하게 비추어 보는 경향이 있다. 즉, “나”, “내 것”이라는 말 대신 “우리”, “우리의 것” 등의 말을 더 자주 쓰게 된다. 


긍정적 환상 (Positive Illusions)는 사람들이 자신의 파트너를 이상적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서로의 실수 혹은 단점에 대해 관대하게 평가하는 경향이다. 관계에 있어 느껴지는 부족한 점 (상대방의 경제적 상황, 외모 등)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파트너가 잘못을 했을 때 일시적인 일탈 혹은 뜻하지 않은 실수 정도로 바라보곤 한다. 흔히 말하는 ‘콩깍지’를 예시로 들자면, 상대방의 외모가 본인의 기준에 완전히 충족하지 못해도 외모는 관계에 있어 중요한 점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다른 강점들을 더 크게 바라보는 행동이 하나의 예시다.


또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은 본인의 관계에 ‘인지적 우월감(perceived superiority)’을 느낀다. 인지적 우월감을 한마디로 나타내자면, ‘내 연애는 달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즉, 본인들의 연애가 대다수 남의 관계보다 우월하고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SNS 등에 연애 상황을 꾸준히 전시하는 행동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특히나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연인들이 주로 강하게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이니, 연애 초에 이런 특별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추가으로, 헌신적인 커플들은 다른 잠재적 연애 상대들에게 비교적 주의를 덜 기울이곤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 같지만, 연애를 하는 와중에도 인간은 필연적으로, 무의식적으로라도 대안 (다른 연애 상대 혹은 솔로가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각 선택지가 주는 것과 가져가는 것에 대해 비교를 하게 된다 (전 기사: ‘심리학자들이 연인과 헤어져야 할 때를 판단하는 방법’ 에 더욱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https://brunch.co.kr/@19e28b09e30340c/22


이 무의식적으로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헌신적인 연인은 덜 하게 되고, 따라서 이들은 다른 선택지를 택한 스스로를 상상하는 빈도가 현저히 낮다.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유혹적인 대안’을 무의식중 의도적으로 낮추어 생각하게 된다 (Derogation of tempting alternatives). 매력적인 ‘라이벌’들을 의식할 수는 있지만, 그들을 다른 사람들이 평가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이라고 평가한다. 관계에 대한 헌신은 만족스러운 현재의 관계의 위협이 될만한 인물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우리는 충분히 사랑에 빠져 있을 때 매력적인 이성을 만나더라도 ‘그래도 내 남자친구가/여자친구가 더 나은데?’ 라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말로만 표현하는 사랑은 완전하지 않다 


헌신적인 연인들은 - 즉 관계를 더욱 윤택하게 만드는 연인들은 - 감정적인 현상에서 더 나아가, 행동적인 면모에서 관계 유지 전략을 보이곤 한다. Behavioral Maintenance Mechanism, 즉 행동 유지 메커니즘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희생하려는 의지 (Willingness to sacrifice)이다. 헌신적인 연인들은 간혹 여러 가지의 개인적인 희생을 하곤 하는데,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기꺼이 하거나 (연인을 위해 설거지를 해주는 것,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것 등)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는 것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는 것, 이성이 있는 모임에 나가는 것)이다.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분명히 작든 크든 손해를 보게 하며 감정적, 시간적, 물질적으로 값을 치르게 한다. 이를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미켈란젤로 현상 (Michelangelo phenomenon)’ 이 있는데, 연인들이 상대방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그들을 챙기며 서포터로서의 자신의 새로운 역할과 책임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행복한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분명히 어려운 일이다. 험한 길처럼 보이기도 하며, 수많은 장애물이 있어 보이지만 관계를 꿰뚫어 보는 지혜와 노력을 통해 우리는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동화적인 결말을 꿈꿀 수 있다. 특히 우리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나은, 심화된 이해를 통해 문제들을 예방하고, 극복하며 나아가게 된다. 헌신적이고 관계에 있어 마땅히 필요한 만큼 주고받을 줄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스스로 계속해서 연인의 소중함을 상기시키고 긍정적으로 느끼는 것을 연습하는 일도 중요함을 다시 한번 명시하며 글을 마친다. 




출처: 심리학신문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5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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