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왔어요~
일행의 인사를 받은 남자 사장님이 가게 쪽으로
툭, 말을 전한다.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른 가지를
널던 손길은 귀한 것을 다루는 듯 급하지 않다.
방갈로에 앉은 지 10분 정도 됐을까?
밥상이 통으로 다가와 자리를 잡는다.
적지 않은 가짓수의 반찬,
콩이 섞인 따뜻한 밥,
오모가리에 가득 담긴 새우탕이 차려졌다.
윤기가 넘치게 흐르는 가지나물은 남자 사장님의
정성이 담겼고, 하나하나 간을 달리 한 찬들의 맛에
가게를 한 번 쳐다본다. 멋진 식당이다.
1944년부터라고 내걸었다.
백 년 가게는 당연하다.
밖에 놓인 수조, 쓰레기통이 깨끗한 것에서
뭔가를 따질 필요가 없음을 확신한다.
맛집은 선택이 어려울 만큼 많다.
실망할 확률도 높아진다.
로컬에선 더더욱 위험하다.
소개해준 사람이, 동행한 사람이 꽤나 기뻐한다.
맛있다고 하는 것에, 맛있게 먹는 것에.
실망하지 않고 서로의 입맛이 통했다는 것에
나도 즐거워진다.
맛집의 자격은
맛보는 순간, 이 맛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 떠오르는 것.
너도 그랬을 거고, 나도 그렇게 하겠다.
식구들과 전주를 갈 이유가 되는 곳,
전주의 대표가 되어도 부족하지 않은 이곳은
전주 교동의 한벽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