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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 Nov 05. 2022

강변 달리기


가까이 붙어있는 벤치의 모양이 서로 다르네, 저기 옆에 원래 배가 있었나. 오늘 저녁은 어떻게 해결하지?


평소처럼 강변을 나와 달리기를 마친 후에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먹으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빠르게 걷고 있었다. 화려한 불빛들에 시선을 쫓다가 갑작스럽게 발을 멈췄다. 그리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정말로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아주 이상한 느낌이었다.


이 도시는 나를 제외하고서 모든 것들이 움직이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변한다.


만약 내가 이대로 영영 움직이지 않게 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변해갈 것이다.


자연스럽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은 한층 더 깨끗하고 밝아진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주변이 어두워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을 향해서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무엇을 향해서 이렇게 발걸음을 재촉했을까?


문득 미묘한 감정과 함께 무언가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고층빌딩과 인사하듯이 스쳐 지나가는 비행기, 빠르게 사라지는 버스와 지하철, 자전거, 무표정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빨간 불빛을 깜빡이는 고층빌딩까지 모두 각자의 속도감을 가지고 쉴 틈 없이 움직였다. 나는 마치 일시정지 버튼이 눌려진 화면처럼 그것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느린 사람이었다. 나와는 다르게 빠르게 흘러가는 세계에 있다고 해서 나란 존재가 저절로 빨라지지 않는다. 이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조금 더 느려지기로 결심했다. 만약 그곳에서 멈추지 않았다면 오늘 하루가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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