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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숲섬 Nov 13. 2023

열심히 하는 척

착시효과

 학교 도서관이다. 중앙디저털 도서관과 중앙도서관으로 나뉜다. 나는 중앙디지털 도서관으로 가 좌석발급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다. 보통 20번을 차지하는데, 오늘은 오후 늦게 갔더니 거의 만석이다. 중앙의 인기 없는 자리 28번을 차지하고 앉는다. 학교 도서관 데스크톱에서 숙제, 과제, 자료조사 등 PC와 인터넷이 필요한 거의 대부분의 활동을 한다. 그러다 보니, 사실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카톡, 쇼핑, 검색 등 컴퓨터와 관련된 많은 공부 아닌 것들도 한다.


 학교를 향할 때의 마음은 오늘은 많이 써야지. 오늘은 많이 읽어야지~~ 지만, 밥때를 놓쳐가며 매진을 해도 하얀 바탕 위에 까만 글자들이 그리 많이  쌓이지 않는다.


 오늘도 어쩌다 보니 또 새로운 자료들을 모으게 되었다. 제발 새 자료는 그만 읽고, 이제 읽은 것을 바탕으로 논문을 써나가야 하건만, 공부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렇게 되면 곤란하다. 장기전인 것은 맞지만, 하루하루 한순간 한순간 작은 성취들이라도 해나가며 지내야 덜 지친다. 무기력의 늪에 빠지지 않는다.


어서 마무리르 짓겠다는 생각으로 독하게 달려들어야 한다.

 두 달 동안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컴퓨터에 매달려 지내지 않았던가. 그 저력을 발휘하여, 이것은 일이 아니며 나의 기쁨이자 보람, 논무쓰기가 아닌가.

 글쓰기 시작하는 시동을 거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 머리 돌아가길 기다리며 밥을 먹고 졸리면 조금 자고... 어정어정하다 보면 해가 진다. 그때부터 겨우 할만하다. 할만해서 조금 하다 보면 어느새 밤... 자야 한다.

 시동이 걸리고 머리가 돌아가길 기다리지 말고 그냥 앉아서 해야 한다.


 척 로스가 했다는 말, 에브리맨에 번역가인 정영목이 역자후기에 쓴 말. "ㅇ영감은 아마추어들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단지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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