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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우 Mar 28. 2024

나의 수식어 사라지는 시간 '퇴사'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명칭들이 생겨난다. 

000회사의 부장님 혹은 000회사의 이사 등등 나의 이름보다 생겨난 명칭들이 나의 존재를 우선순위로 수식하는 단어들이 된다. 그 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내가 어떤 것을 싫어하는 지와 같은 사람 그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 명칭이 주는 배경 등에 사람들의 초점이 쏠리는 경우가 많다. 가령 어떤 서류를 결제할 때 이거나 계약을 할 때 그 사람이 주는 수식어들이 그 상황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사람을 찾기보다 그 수식어를 먼저 인식하는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할 때면 옛날 친구들을 만날 때보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퇴사를 결정하고 난 뒤부터 그 상황은 변하기 시작된다. 그동안 나를 수식하는 단어들로 나를 감싸던 것들이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하면서 홀연히 나란 사람만 남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회사를 나가게 되면 나를 지칭하는 것은 오롯이 태어날 때 지어졌던 이름 석자 뿐만이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이 본연의 내가 되는 기분이 든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사람들도 이름 석자로만 나를 판단하게 되는 상황이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지쳤던 순간의 연속들도 잠시 접어두고 나에게 오롯이 초점이 맞춰지면서 나를 중심으로 시간이 돈다. 생활의 우선순위가 내가 되는 순간이 아마도 '퇴사'를 결정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없어졌긴 했지만 항상 그럴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일시적인 상황일 뿐..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부터 하나씩 해 나가려고 한다. 

1. 혼자서 아침영화보기 부터 시작을 할 생각에 회사를 다닐 때 떨렸던 그 두근거림과는 상반되는 기분의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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