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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 Jan 27. 2022

향기의 도시, 소피아

장미의 나라, 불가리아

“불가리아? 요구르트?” 주변 지인들이 했던 소리이다. 그래서 직접 가봤다. 미지의 불가리아. 한국인들이 생소하게 느끼는 나라.


유튜브, 블로그 등 여행 정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그 당시에는 유용한 정보들을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중고서점에 가서 다른 유럽 여행 가이드 책에 곁다리처럼 짧은 분량으로 껴있는 불가리아를 찾아냈다! 몇 장 되지 않는 그 정보가 사람들이 불가리아라는 나라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말해 주는 듯했다. 책을 사들고 집에 와서 불가리아 부분만 찢어냈다.  그 종이는 불가리아를 여행하는 동안 개인 가이드가 되어주었다.


낯선 곳을 방문할 때 도시의 분위기, 냄새, 공기가 뒤섞인 특유의 느낌을 굉장히 좋아한다. 낯선 이방인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함. 그것이 여행을 한층 아름답게 만든다. 어쩌다 한국에서 한 번쯤 내 코를 거쳐간 듯한 냄새를 맡게 되면 기억 속에 서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향기는 내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운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이다. 그래서인지 여행 갈 때마다 로컬 로드샵에서 파는 향수를 하나씩 사서 여행을 하는 동안 뿌리고 다닌다. 내 기억은 향이라는 옷을 입고 더 아름다운 추억으로 거듭난다.



 불가리아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간 도시는 소피아였다. 5월 말에 방문한 소피아는 도시 전체에 장미 향기가 은은하게 풍겼다. 큰길, 작은 길, 샛길 등 장미 향이 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고개를 돌리면 이쪽도, 저쪽도 장미나무였다. 장미의 나라 불가리아라는 말이 사실로 인정되는 순간이었다. 소피아는 온전한 향 그 자체였다. 향수의 향으로는 비교되지 않는 자연의 향. 은은하게 풍기는 장미향이 여행을 더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달달한 푸르티한 향을 좋아했던 나는 불가리아를 여행한 후로 장미향을 좋아하게 되었다. 도시는 깨끗했고 사람들은 무척 친절했다. 거리를 걸으면 동양인은 나뿐이었다. 불가리아 장미 축제는 일본인들에게 유명하다고 한다. 축제 시즌에 맞춰 갔기 때문에 어쩌다 한번 마주치는 동양인은 한두 명의 일본인뿐이었다. 유럽에서 물가가 가장 낮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물가가 낮았다. 한 번은 택시를 타고 가다가 기사님이 한국은 잘 사는 나라가 아니냐고 하시며 한국에서는 신입사원 기준 월평균 급여가 어느 정도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중소기업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들 기준으로 보통 ~정도 수준으로 받는다고 얘기하니 놀라는 표정으로 한국을 가야겠다고 하셨다. 나는 불가리아에서 살고 싶었는데..



소피아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불가리아의 음식이다. 대체적으로 불가리아 음식은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다. 불가리아에서 먹은 새우요리와 샐러드는 다 맛있었다. 물론 그 두 가지 음식은 맛없기 힘든 음식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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