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시독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남편이 우산을 챙겨갔다. 오늘도 흐린 날이구나, 우산을 챙겨가야 하구나하고 생각했는데, 내가 출근할 때는 비가 이미 멈춰있었다. 다행이다.
힘든 날에는 우산 하나도 짐이 된다. 그래서 흐린 날에는 기분도 덩달아 흐려지지 않으려고 한다. 출근길에 이런저런 글을 읽곤 했지만,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눈을 쉬며 갔다. 그랬더니 강의할 때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짧은 휴식이 주는 활력소이다.
저녁에 집에 와서는 오늘의 영시독을 하며 활력을 되찾는다.
오늘은 '활력'과 '흥겨운'이라는 단어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 vitality: 활력, 생명력, 체력
* convivial: 친목을 도모하는, 연회적인, 흥겨운
얼마 전에 건강검진을 할 때 혈압이 다소 높게 나오자, 옆에 있던 남편이 비타민으로 버티지만 말고 운동을 좀 하라고 말했다. 듣고 보니 그렇다. 학기 중이라 강의만으로도 정신이 없는데, 이런저런 일을 시작하여 있으니 체력이 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매일 비타민으로 보충을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운동은 고작 걷기, 땀을 흘릴 정도의 격렬한 운동은 아직 하고 있지 않지만, 매일 만보 걷기는 최대한 달성해보려고 한다.
일도, 글도 모두 체력이 필요한 것이고, 삶의 활력이 따라줘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같이 흐린 날에는 강의를 마치고 나오면 뭔가 기운이 딸리는 것 같다.
요즘 나의 활력소에서 두 가지 정도를 꼽는 다면, 첫째는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오는 크고 작은 에너지이다. 지식에 대한 갈망으로 똘똘 뭉친 시선이 하나라도 있다면, 강의할 때 더 신나게 하게 된다. 또 하나는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며 서로 알게 된 사람들에게 오는 에너지이다.
<<시크릿>>의 끌어당기는 힘을 연상하게 된다.
오늘 선정해서 필사한 시는 김준현 시인의 <흑백 사진>이다. 김준현 시인은 1987년생으로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고, 2013년 서울 신춘문예(시) 당선, 2015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동시)을 수상하였으며, 시집 으로 << 흰 글씨로 쓰는 것>이 있다.
흑백은 어쩌면 모든 색이 다 빠져나간 뒤에서 남아 있으려는 마음
<흑백 사진>(김준현)중에서
시인은 흑백의 마음을 말한다. 찬란했던 모든 것들이 떠나간 후에 흑백 사진으로 남은 것. 그림자와 같은 생활을 해도, 색이 바랜다 하더라도 최후까지 살아남아 있는, 그런 마음을 말한다.
그래. 화려하지 않아도, 묵묵히 삶을 살아내고 있어도,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대니얼 T. 윌링햄 지음, 박세연 옮김, 2023)의 5장 주제는 '어려운 글을 읽는 전략은 따로 있다'이다.
새롭게 알게 된 SQ3R 읽기이다. 1940년대 이후 가장 널리 알려진 읽기 전략인 SG3R은 '조사하기 Survey, 질문하기 Question, 읽기 Read, 낭송하기 Recite, 검토하기 Review'의 약자로 어려운 글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은 인지심리학자가 알려주는 최적화의 기술에 관한 책이고,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매일 독서를 하고 있는데 착각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나아가 지금 한창 공부를 할 나이인 중학생의 성적 올리기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이번주 교직 수업에서 말하기 지도를 한 후라, 다음 주 읽기 지도 강의를 할 때, 오늘 읽은 이 부분도 활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깊이 읽을 수 있도록 읽기 전략을 가르치고 적당한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윌링햄은 쉽게는 시작하려면 글을 읽을 때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기를 하면 좋다고 하였다.
오늘의 배움:
읽기 전략은 가르쳐야 한다.
깊이 읽을 수 있도록 걸맞은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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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영시독'의 기록을 남긴다.
삶의 활력을 찾아서, 에너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며, 나의 활력소들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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