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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Feb 16. 2024

원더윅스가 아빠 잡네

  요즘따라 둘째가 도통 잠을 자려하지 않는다. 잠만 안 자면 그나마 다행인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울고 보채기까지 한다. 아내는 아마 원더윅스라 그런 것 같다고 한다. 원더윅스라니… 맞다, 해솔이를 키울 때도 정말 많이 힘들었었는데.


  세상에 태어난 지도 어느덧 4개월. 몸과 마음이 빠르게 자라면서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알기에 너그럽게 보살펴주려 노력한다만… 귀가 찢어질 정도로 날카롭게 울고, 아무리 달래도 달래 지지 않는 집념(?)을 보일 때면 작은 녀석이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자꾸 '엄마~'인지 '음메~'인지 잘 구별되지 않는 소리를 내며 자꾸 아내를 찾는 통에 섭섭함 배가 된다. 2년 넘게 곁에서 함께 자던 첫째도 엄마의 출산 이후 3주 정도 떨어져 있었다고 이제 엄마가 더 좋다고 폭탄선언을 했는데, 둘째마저 이렇게 아빠에게 등을 돌리는 건 아닌지.


  아이의 원더윅스 시기에는 부모의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하던데…. 아들내미가 원더윅스인 줄도 모르고 어제부터 쪽쪽이도 잘 안 물리고, '스와들업'이라는 속싸개도 벗기고 재우기 시작했는데 적절하지 못한 시기에 괜한 일을 벌였나 싶은 후회도 살짝 밀려온다. 평소에는 쪽쪽이와 속싸개에 지나지게 의존하지 말자던 아내의 의견을 흘려듣더니, 꼭 애매한 시기에 일을 벌이는 나는 청개구리 남편.


  20개월 동안 약 10번 정도 원더윅스가 찾아온다던데, 이제 첫 번째 관문이다. 두 번째 육아인데도 원더윅스는 정말 힘들다. 그래도 원더윅스를 맞이한 당사자가 훨씬 힘들 테니 시도 때도 없이 울고 보채는 아들내미를 너그럽게 보살펴 줘야겠다. 아빠 잡는 원더윅스가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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