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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이 견조한 이유 - 위안화 약세의 배경

by 원스

올해 들어 중국의 수출은 대외 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2% 늘었고, 무역흑자 규모는 전년보다 확대됐습니다. 연초부터 7월까지 누적 무역흑자는 약 6,8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이 흐름에는 지난 2년간 이어진 위안화 약세가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위안화 가치는 15% 이상 하락했습니다.


통화 가치가 낮아지면 동일한 상품을 해외에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아집니다. 경기와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이 환율 효과가 수출을 지탱하는 핵심 요인이 됐습니다.


최근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하려는 시점마다 그 흐름이 멈추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환율이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중심가)에 근접하면 은행들의 외환 결제가 늘고, 국유상업은행의 외환자산이 증가하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이는 달러를 매입하고 위안을 공급해 절상 압력을 완화하는, 사실상의 환율 개입 정황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개입은 단기적으로 수출과 제조업 고용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출 증가세는 내수 확장과 병행된 성장이 아니라, 오히려 내수 부진과 맞물려 나타난 흐름입니다. 중국 가계의 GDP 비중은 약 40%로 여전히 낮고, 소비율도 주요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칩니다.


약한 통화는 수출 제조업에는 보조금처럼 작용하지만, 순수입자인 가계에는 보이지 않는 세금과 같아 소득이 가계에서 제조업으로 이전되는 구조를 강화합니다. 그 결과, 수출 호조가 소비와 수입 증가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 구조는 장기적으로 대외 마찰 가능성을 높입니다. 환율 약세가 개입으로 유지된다는 인식이 굳어지면 주요 교역국의 견제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럽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중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과도하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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