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너도 너를 사랑했으면 좋겠다

by 유영

생일/유영


태어나줘서 고마워
이제 태어난 너는 이 말을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니
미리 편지로 남겨둘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너는 앞으로 크고 작은 불행들을 마주하게 될지도 몰라
미처 꼴깍 삼켜내지 못한 슬픔들은
너의 눈가를 붉게 물들일 테고

물들여진 슬픔을 숨기기 위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웅크리면 눈에 들어오는 어둠이 너와 닮아 보일지도 몰라
그게 무섭고 두려울 수도 있어

차라리 이럴 거면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고
나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다고
그런 생각이 들 때에 이 편지를 보았으면 좋겠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네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내가 여기에 있어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만큼
너도 너를 사랑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자기 전에
스스로 말해줘
태어나줘서 고마워

생일 축하해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