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동일한 생각을 한 이의 외로움을 생각한다
심해의 구원/유영
나를 물음으로 꺼내준 사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손 사이로 파도가 포말이 되어 스며든다
간질이는 파도가 꼭 위로의 움직임 같다
내가 위로를 유영하고자 한다면
위로를 주는 이는 바다를 자처해야 한다
당신은 깊은 심해를 자처해 주었나 보다
당신의 슬픔으로 이루어진 심해에게 구원받아
나는 바다를 배신한 것이 아닌
당신의 슬픔을 빼앗으려 했던 거구나
온몸으로 소금기를 묻힌
슬픔에 흠뻑 젖어서 바다에서 가라앉은
나와 동일한 생각을 한 이의 외로움을 생각한다
나처럼 당신에게 얼굴을 묻는 이유를 물었더라면
심해까지 들어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슬픔으로 누군가를 구원해 주더라도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슬픔을 증명할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
당신과 내가 배신했다고 생각한 바다만이 헤아릴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심해에 구원받은 내가 헤아릴 것이다
하지만 그건
퍽 외로운 일이라서
나는 한참을 서서 당신의 외로움과 슬픔을 안아주기 위해
심해를 자처할지 고민한다
엉엉 울면서
소금기를 흘리며
당신의 소금기와 맞닿으며
외로운 슬픔을 함께하면
조금은 덜 외롭지 않을까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