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시리즈1] 소금기 얼굴

나는 무엇을 위해 얼굴에 소금기를 묻히는가

by 유영

소금기 얼굴/유영


넘실거리는 바다에 얼굴을 묻는다

누군가 내게 묻는다

왜 바다에 얼굴을 묻고 있느냐고


슬픔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이

소금기 가득한 눈물이라면

바다에 담긴 소금기를 잔뜩 얼굴에 묻혀

바다만큼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하지만 물음에 대답할 수는 없다

나의 얼굴은 모조리 바다에 잠겨있고

말을 내뱉으면 눈물이 몸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러고 싶지 않다

안으로 수없이 삼킨 눈물들은 이미 많기에

더 이상 몸속까지 소금기로 가득 차고 싶지는 않다


나는 무엇을 위해 얼굴에 소금기를 묻히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슬픔을 증명해야 하는가

그동안 파도치는 푸르른 바다를 보며 숨통이 트였던 건

나 대신 소금기 눈물을 가져가 품어주어서일지도 모르는데

나는 왜 그런 바다를 배신하고

소금기를 얼굴에 묻히는가


눈을 감은 나는 말하지 못하는 나는

바다만큼의 슬픔을 넘치게 묻혀봤자 타인의 물음에 대답하지도 못하는데···.


슬픔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은

소금기 가득한 눈물도 아니고

바다에 담긴 소금기를 잔뜩 얼굴에 묻혀야 하는 것도 아니라

바다만큼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고 싶었던

나의 슬픔의 언어를 내뱉어야 했구나


바다는 다시 한번 내 눈물을 가져가 품어주고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을 가르쳐준다

파묻은 얼굴을 들어 올린다

연거푸 기침을 하면 짠맛이 입 안에 들어온다


얼굴에 소금기 묻은 것을 닦아내고

슬픔을 입 밖으로 내뱉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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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