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정보력은 부와 권력을 축적하는 중요한 삶의 수단이 돼왔다. 특히 정보가 넘쳐나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서는 변별력 있는 정보 습득 능력이 더욱 중요해 졌다.
다양한 미디어와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돈이 되는 정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 여가에 필요한 정보 등을 얻어서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같은 IT 기기의 확산으로, 과거 책이나 신문 등 긴 문장으로 정보를 취득하던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 인터넷이나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디지털 세대의 등장은 장문의 글이나 긴 영상을 기피하는 현상을 자아냈다. 문제는 문해력 저하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OECD 37개 회원국 중에서 주어진 문장에서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능력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 학생의 평균 식별률이 47%였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25.6%에 그쳤다. 읽기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증거다.
인터넷-IT 강국이라고 자부했던 결과, 청소년 세대들의 IT 기기 접근성이 높아졌고 학습 및 정보 접근을 스마트폰이나 패드에 의존하다 보니 책과 같은 장문의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피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 문해력
문제는 고도의 디지털 사회로 발전하면 할수록 문장의 독해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 진다는 점이다. 단문 요약이나 숏폼 영상만으로는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는데 한계가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데, 잘못된 정보를 스스로 걸러내고 유익한 정보를 학습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미디어(플랫폼)를 접하면서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하고 조합해서 자신의 생각을 책임있게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가 필요하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문해력이라고도 한다. 디지털 시대가 된 만큼 IT기기를 통한 정보 습득 자체를 부정하기 보다 이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전통적인 문해력의 개념을 대체한다기 보다, 각종 디지털 미디어와 콘텐츠를 다루고 정보를 가공하는 일까지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즉 정보를 읽고 쓰는 것에서 미디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정보에 접근해 이를 평가하고 분석해서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뜻한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초중고 학생들이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은 결과, 학업 능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역시 온라인 수업에 따른 집중력 저하가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교육의 격차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사교육 의존도를 높여 빈부 격차에 따른 교육의 질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과정 및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습 제공자인 교사의 능력 함양을 위한 연수 등 체계적인 교육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나아가 학교 뿐 아니라 평생 교육 차원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말한 정보의 격차 해소를 위해서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서 정보의 격차는 계층간의 소득 불평등의 원인이다. 국가간에도 디지털 플랫폼 활용의 격차가 나라의 경제적인 경쟁력 격차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층은 물론 노년층 모두 정보를 원하지만, 디지털 플랫폼 접근성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저소득층, 장애인, 고령층 등 취약계층은 정보의 접근과 분석, 비판에서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확산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