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만 하려 했던 것이 염증도 발견되고 잇몸도 많이 상하고 엉망진창이었다. 엑스레이 및 단층촬영까지 하고 여기저기 검사도 했다.
나는 세균까지 뼈 안쪽이 녹아내려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놈의 세균, 나 아직 안 죽었는데 왜 날 분해하냐고. 나 죽으면 그때 깨끗이 분해해 주렴. 그때까진 나 좀 내버려 두라.
처치대에 누워 내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듣는데 내가 실험용 쥐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컨펌을 받는(?) 그런 느낌도 들었다. 나는 빠른 설명을 들으며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차후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최소한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생각해야 했다.
그러면서 계속 나를
고객님
이라고 부른다.
병원에서 '고객님'이라고 불리는 건 처음 들었다.
대부분 '환자분'이라 칭하지 않나?
물론 내가 돈을 내고 '치료'라는 용역을 제공받는 것이기에 굳이 따지면 고객이 맞긴 하다.
언제부터 환자가 고객이 된 걸까.
내가 너무 오랜만에 병원엘 와서 나름 트렌드를 몰랐던 걸까.
치아도 미용에 범주에 들어가는 걸까?
뭐 메디컬계에서도 치과는 미용성형, 피부과와 마찬가지로 의료인끼리도 다른 취급을 한다는 소리는 들었다. 그래도 사망선고를 할 수 있는 의사(한의사, 의사, 치과의사)중 하나인데, 계속 '환자'라는 말을 듣다가 '고객'이라는 말을 들으니 너무 생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