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혼이 흠이 아니다.
결혼과 이혼은 개인의 선택이 되어 버렸다.
너무 힘들고 괴로울 때,
혼자가 편하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 날 때부터 혼자였으면 모를까,
같이 자란 형제자매가 있고,
엄마와 아빠와 함께 자란 기억이 있으면
이건 좀 힘들겠다 싶다.
물론, 부모가 싸움을 한다 해서 너무 힘들게 할지라도,
있다가 없는 건 매우 큰 빈자리를 느낄 것 같다.
내가 죽으면
최소한 나의 남편, 나의 아들과 딸
이 세 명은 모일 것 아닌가.
만일 나의 자녀가 결혼했다면
며느리와 사위가 올 것이니,
손자와 손녀가 있다면 벌써 8-9명은 쉽게 모인다.
그냥 나의 가족과 자녀의 가족만 모여도
적어도 10명은 나의 죽음을 추모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혼을 한다면.
나의 남편이었던 사람은
의무가 없어진다.
그러면 나의 자녀가 모든 것을 감당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이든 사별이든,
뭔가 혼자 감당하는 것은
너무 무서운 일일 것 같다.
나의 삶의 끝을
남겨진 사람들에게 짊을 지워주고 싶지 않다.
나를 보내 줄 때는
경제적 부담 같은 것 없게 해 주고 싶을 뿐 아니라,
마음의 짊도 없게 해주고 싶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나의 일상 중 작은 이벤트로 남기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