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태어난 김에 신으로 살기 (68)

두통과 위장장애, 돈과 섹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1)

7. 두통과 위장장애, 돈과 섹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더 늙어야 벗어날까요?


(50대, 여성 )     

그녀

우울감과 허전함으로 남자친구가 늘 옆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 생활 중에도 혼자 여행을 떠나면 남자친구를 사귀곤 하여 결국 이혼하였습니다. 제 인생은 오직 사랑에 대한 열망과 갈증을 채우기 위한 도구 같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만나는 남자들은 한결같이 제 성격이 단순하고 직진하는 열정을 이용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 - 주로 성관계와 돈 - 을 원했어요. 정말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이를 들어서야 눈치챘습니다. 알면서도 벗어나지지 않아 명상과 관련된 책도 보고 좋은 스승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갈망과 실망감을 채우기 위해 돈에 대해서도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능력이 없으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 두렵고, 저는 돈을 쓰면서 그나마 자신감 같은 것을 느낍니다. 이제 나이가 50이 넘다 보니 이런 반복이 지겹고 늘 두통에 시달리며 피곤합니다. 명상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지만 언젠가 은퇴를 하고 산으로 들어가 명상다운 명상을 해 보고 싶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지금 조금 더 만족스럽고 평안할까요?

저는 결단력도 있고 돈도 벌었지만,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두통과 위장장애에 시달리는 저 자신을 이해할 수 없어 나이를 먹을수록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녀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질문

50대가 된 것은 삶을 다시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성과 돈을 누리고 즐기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적절하게 나를 위해 성과 돈을 잘 사용하면 몸과 마음이 기뻐하고 궁극의 행복은 아니어도 삶이 풍요롭지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당신은 제가 보기에 내면의 질서가 성과 돈에 치우쳐 있어 지성과 자비심 같은 인격을 꾸려가는 기본 소양이 하위에 있어 보입니다. 참나의 입장에서 현재의 이 조화를 불편해 하지 않겠습니까? 자신도 깨어나길 바라니까요. 

그리고 이 생에서의 당신은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어 보입니다. 전생에서부터 이어진 인과로 인한 갈망들과 이생에서의 숙제들이 느껴집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당신은 전생에 남자 수행자였고 수행 중에 공에 떨어져 고통을 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금욕과 정진으로 당신이 터득한 것은 두려움 없는 하나가 되어 결정하는 힘이었습니다. 전생에 공에 떨어져 고통을 받을 때 '내가 잘못된 길을 걸은 것은 아닌가? 금욕과 가난이 내게 준 것은 고통이지 행복감을 가져오진 않는구나. 그렇다면 이런 수행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반성을 하다 오래지 않아 몸이 쇠약해져 죽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생에서 당신의 모습은 당차고 낙관적이며 사람들의 판단과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당신을 보고 불나비 같은 행동파 혹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그녀

어떻게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알 수 있나요?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믿어지지 않습니다.     


질문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린 지금 여기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이 필요한 것이지 쓸데없는 믿음으로 합리화할 필요는 없지요. 객관화 해서 보면 현재 당신 모습과 삶 안에 드러나는 원인이 있습니다. 공의 경험은 당신에게 강인한 한마음의 힘을 사용하는 법을 알게 했으니 이생에서 그 태도와 마음이 결혼과 사업 등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당신의 결혼생활에서 남편이 어떠하든 함께 소통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결정하고 통보하고 행동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당신의 특징이군요.

당신이 성격 기질 검사를 해보면 자기이해 지능이 다른 지능들보다 가장 우세할 것입니다. 당신 자신은 어떤 행위를 결정하고 행하는 것에 후회하거나 수정하지 않는 것을 자기 사랑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당신의 모습이군요. 그러나 어떤 기질이든 지나친 것은 이 삶을 사는데 다양한 한계와 곤란함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자신의 성향을 알고 의식적으로 그릇을 키우기 위한 마음가짐을 깨어서 알고 살아가야 타인과 나 자신과도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만 당신이 가진 자기이해 지능은 현재 이기적이며, 타인과 소통하는 대신 '직진하는 인생, 돌아보지 않는 인생'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깊은 곳의 당신의 신성은 주어진 상황이 납득되지 않거나 불편한 타인들과는 아예 무시하니 억눌린 에너지로 자주 몸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두통은 특히 현재의 삶이 자신이 그린 그림과 너무 다르게 펼쳐지고 있어 스스로 수용이 되지 않아 자신의 사고 패턴을 깨부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     

그녀

부동산 업무를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참아야 하고 사기도 당합니다. 낮에 음식을 많이 먹었다 싶으면 머리가 아프고 누워서 쉬어야 하고. 무기력해집니다.     

질문

원인을 알고 놓아주면 건강해 질 것입니다. 당신은 육체가 아주 예민한 편입니다. 과거의 수행자들은 성욕과 식욕을 금기시하고 은둔하였습니다. 물질문명이 고도화되고 다양한 정보가 공개되면서 우리의 수행 방식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두통이 잦은 것은 전생의 환경과 현생의 환경 사이에 괴리감이 크고, 자연 속에서 고립되어 살던 습관이 깊어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당신은 머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청난 눈치를 보고 상황을 파악하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과부화가 걸린 두뇌와 위장은 외부 에너지를 관리하고 중심이 되어 이끌어가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당신은 자주 체하고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마다 회피하듯이 몸으로 고통을 표현하게 된 셈입니다. 대부분 인간의 습관은 수용할 수 없는 것들이 쌓여 자신이 의식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하고 극복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몸이 정화하는 힘을 잃는 것입니다만, 당신은 젊은 날부터 그러했기에 뿌리가 깊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당신의 삶은 초야에 묻혀 원하는 사람들 몇몇과 조용히 살며 즐기는 것이었지만, 당신의 가족들과 나누고 있는 까르마가 작용하여 지금의 삶을 마냥 달려야 하는군요. 특히 부모님의 영향 중에 엄마에 대한 애정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으로 연결되어 있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부동산업을 하게 된 것을 당신도 알 것입니다.     


그녀

녜, 엄마의 도움으로 아빠가 하시던 부동산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

당신의 엄마는 남편이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것을 당신도 이어가기를 바라며, 당신은 엄마를 친구처럼, 애인처럼 깊게 사랑하므로 그 틀을 벗어버린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 것입니다. 당신은 그 직업을 다루면서 배워야 할 것이 끝나고 어머님이 돌아가셔야 당신 삶이 정리가 될 것입니다. 환경이 어떠하든 당신 스스로 선택한 것이며 섹스와 돈은 우리 인간의 생존에 가장 깊게 필요한 것으로 입력되어 있어 자연스런 충족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당신이 성에 예민하고 성을 즐기는 실력이 있는 것은 전생에 대한 강한 반감 때문에 성을 열망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억압한 것들은 이생에서 가치 있는 것으로 전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게다가 당신의 몸은 민감하여 섹스가 주는 기쁨이 다른 어떤 것 보다 만족스럽기도 합니다.     

그녀

사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제가 남자를 만나는 패턴을 보니 성이 잘 맞는 남자에게 무조건 많이 참고 용서하고 힘들어도 끊어내지 못하더라고요. 또 다른 즐거움은 맛있게 먹는 건데 탈이 나니까 조절하는 것을 배우는 중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제가 원한 것은 성관계 보다 만족스런 사랑의 느낌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질문

그렇지요. 사실 당신은 사랑을 원했습니다. 누구보다 강렬하게 완벽한 일치감을 주는 사랑의 욕구를 갖고 있었습니다. 자기이해지능이 높다는 것은 자기 애가 강한 것이며 그 사랑을 타인에게서 요구하는 수준도 완벽해야 마음이 열리며 만족하지요. 당신은 그나마 성관계의 깊은 오르가슴이 명상 속에서의 에고의 사라진 상태의 기쁨을 순간이나마 맛보게 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것이겠군요. 맞습니까?     

그녀

아,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아주 단순한 편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질문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다 필요해서 당신에게 주어진 것이니까요. 다만, 당신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작다 보니 당신 자신의 에고에 강하게 집착하게 되고 당신은 누구보다 상대를 사랑하는 데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돈으로 표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당신과의 관계는 성과 돈 두 가지로 집약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정말 원하는 것은 명상적인 고요와 깊은 내면의 만족할 만한 사랑의 느낌입니다. 성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르가슴에 쉽게 도달하는 당신은 오르가슴 속에서 '나'가 사라지고 모든 에너지가 깨어나 몸과 마음과 의식이 합일된 기쁨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명상 속에서 -이 체험은 물론 사람마다 같을 수 없지만- 제대로 여성적으로 체험한다면 명상의 궁극과 조금 질이 다르지만 비슷한 체험에 도달하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의 짐들, 당신을 아들처럼 의지하는 엄마, 돈과 섹스를 바라는 남자친구, 결혼 중에 태어난 딸, 그리고 결혼에 대한 당신의 이기적 태도로 상처받은 가족들이 있습니다. 약한 몸과 고집스런 집념으로 멈출 수 없는 반복을 어떻게 끝내고 과거의 공부와 현생의 체험을 하나로 만들어 평안 속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녀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돈도 벌고 집도 샀지만 여전히 몸이 아파 매일 산책도 하지만 제 생활은 여전히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갈수록 성격이 거칠어지고 혼자 있을 때 만족감보다는 무의미함을 느끼면서 낙담하는 마음이 찾아옵니다. 맛있는 것을 찾고 돈을 쓰면 잠시 만족스럽지만 허전합니다.

질문

과거로 돌아가서 당신이 대학을 다니던 어린 시절 첫 경험의 남친이 하루아침에 돌변하여 아무 말도 없이 당신을 피하기만 했던 것을 기억합니까? 그로 인해 불면증과 틱장애가 나타났었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은 바람둥이 아빠가 집에 없어 여섯 남매를 혼자 키우시던 엄마를 애잔해 왔음을 기억해 봅시다. 그리고 당신은 결혼한 후에 당신을 사랑한 남편과 딸, 시어머니에 대해 차갑게 대한 과거가 있습니다. 왜 당신이 그러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까? 단지 이혼할 흐름이 있어서 그랬다고 생각하며 극복했다고 안위하고 있습니까? 당신의 삶은 바로 당신이 붓다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수백 권의 책을 보기 이전에 당신의 삶을 보는 것이 바로 길입니다. 

그녀

그랬었지요. 저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지나간 것을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질문

 바로 그 태도가 두통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사랑이 가장 충만했던 시기에 거절과 버림 받은 느낌은 아주 깊게 영향을 주어 대학을 그만두는 동기가 되었지요? 이것은 흔한 선택이 아닙니다. 누가 첫 남친과 사이가 벌어졌다고 새로운 남자를 찾고 학교를 포기하겠습니까?

녜, 그때 여린 마음에 성관계의 첫 경험이었건만 다음 날부터 나를 쳐다보지도 않는 그를 피해 다니다 보니 너무 긴장하고 우울해서 틱장애가 생겨 휴학하게 되었었지요.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질문

당신에게 사랑이 가장 소중한 마음의 기쁨인데 많이 힘들었을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당신 아버지가 바람끼가 많아 가정에 소홀했기에 남성에 대해 깊은 불신과 함께 소통을 배울 기회가 없었지요. 당신은 그 후로 말을 잘 하지 않고 표현을 극도로 자재하며 매사를 혼자 해결하는 경향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태도가 결혼 생활에도 연결되어 무의식적으로 폐쇄적이면서 최소한의 이기적인 고집을 주장하며 사랑이 아닌 것에는 무조건 마음을 걸어 잠그는 습관을 유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신을 돌보아주던 전 남편과 시어머니에 대해 당신은 어떠했습니까?

남편은 자상하고 문제가 없는 사람이었고 시어머니는 저를 많이 좋아하며 의지했습니다. 딸이 태어나고 나서는 시어머니의 끔찍한 자식 사랑 때문에 그녀가 집안을 이끌어가는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는데 항상 저는 이 가정의 부속물처럼 느껴지고 딸에게도 깊은 애정을 느끼기 보다는 기대수준에 못 미치는 결혼 생활에 적당히 하루 하루 살다보니 모든 가족과 거리감이 있어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남편은 성실하고 꼼꼼한 편이라 전혀 술이나 여자 문제가 없는 평범한 가장이었지만 제가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채고 자주 이야기를 하며 설득조로 저를 가르치려 했는데, 제가 아무 말이 없으면 더욱 심해지다 보니 관계가 지루하고 제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였습니다. 저는 소통을 한다거나 함께 대화로 하나가 되는 느낌을 알지 못하니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무력감으로 종일 방에 누워있거나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하곤 했지요.

 남편은 착하고 성실하지만 여자인 나의 감정, 특히 사랑받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제가 가진 성격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해하더니, 그는 어느날 관계개선을 위해 자유를 주겠다며 저를 놓아주기 시작해 혼자 외국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숨통이 트이며 너무 행복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태어난김에 신으로 살기 (6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