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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신으로 살기(75)

빙의가 된 것 같은데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1)

9. 빙의가 된 것 같은데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50대 초반, 여성. 전화와 면담으로 1년 동안 대화한 것을 압축함)


그녀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파서 서울에 마사지 샵을 닫고 급하게 이곳 시골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천골요법과 기치료, 스도 치료 등으로 사람들을 치유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어린시절은 외롭고 힘들었지만 오래전에 교회 언니를 알게 되어 그교회에서 평화를 얻었습니다. 그 교회 목사님은 영성이 높아 세속적인 교회와는 달리 에수님 말씀 그대로를 전해주셔서 많은 위로를 얻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멀어 못 가고 있습니다. 저는 50살이 넘도록 꾸준히 영성의 깨우침을 추구하며 살아왔습니다.

질문

체구도 작고 힘이 없어 보이는 창백한 당신이 마사지를 하면서 홀로 살아왔다니 존경스럽습니다. 많이 힘들었겠군요.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 놀랍습니다.

그녀

저는 사람을 치유할 때 놀라운 힘이 나옵니다. 가장 즐겁고, 힘든 줄도 모를 지경입니다. 두 달 전에 마사지 공부를 다양하게 한 덕분에 자신감이 생겨 샵을 냈는데 그만 부모님 모두 낙상하시더니 치매도 생겨 돌봄이 필요해 시골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질문

당신은 다양한 영적 능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것인지요?

그녀

사람들을 치유하다 보면 그들의 전생을 보기도 하고 아픈 곳을 금방 알기에 놀라운 치유를 경험하게 하기도 합니다. 치료 과정에서 그들과 합일되기도 하고 때로는 환자들의 빙의체들이 저에게 따라 들어오기도 합니다.

질문

그렇군요. 당신은 남보다 가슴 챠크라가 활성화 되어 있고 문이 많이 열려 있나 봅니다. 지금 부모님은 좀 어떻습니까?

그녀

저는 육남매 중 가운데 입니다. 형제들은 모두 결혼을 하고 바빠서 아무도 부모님을 돌볼 시간이 없어서 저는 자주 시골에 내려왔다 돌아갔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어머니와 자주 싸우고 형제들을 때리곤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아빠의 학대로 힘든 세월을 사시더니 결국 치매가 심해져서 요양원에 모셔야 할 것 같은데 아버지는 죽어도 반대합니다.

저도 서울로 돌아가 가게를 운영해야 생활을 할 수 있는데 답답하게도 아버지는 여전히 화를 내거나 아픈데도 밭일을 하니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화가 나기도 합니다. 저에게 이런 분노가 있어 당황스럽지만 멈출 수가 없습니다.

질문

아버지께서는 심성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 배운 것이 없어서 그런 것입니다만, 힘들겠습니다.

당신으로부터는 미묘하게 강한 에너지와 폐쇄적인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어린 시절 일찍 독립해 살면서 세상의 풍파를 겪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강박 같은 것도 있어 보입니다.

그녀

아닙니다. 저는 성경과 불경 등을 섭렵하여 마음은 늘 평화롭습니다.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고 죽음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어떤 일이 힘들신가요? 불면증은 없으신가요?

그녀

하루 두 세시간 겨우 자면서 버틴지는 오래되었습니다. 그나마 충격적인 말을 듣고 잠을 거의 못자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영성 모임을 오래 하면서 친한 제 지인들 중 한 명이 '너는 정말 교만해.'라고 했습니다. 이말을 듣고 아주 심각한 우울과 무기력에 빠졌었습니다. 많이 울고, 직장도 쉬고 죽을 것 같은 침묵 속에서 그 말을 곱씹으며 한 달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놀라운 빛과 평화로움을 체험한 후에야 그것에서 벗어났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한 생각에 걸리면 끝까지 답을 찾아야 하는 고집이 강합니다.

질문

고집이 있어야지요. 당신은 그 힘으로 진리를 찾아나선 것 같습니다. 결혼도 생각하지 않으며 오직 사람을 치유하는 데에 집중해 살아오신 것 같습니다. 헌데 말은 생각이고 당신이 교만하지 않다면 그 말에 충격을 받을 이유는 없지요. 아니면 지나가면 되고 교만하면 인정하면 됩니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교만하지 않은 마음은 없습니다. 아시겠지만 마음은 내가 잘났거나 못났다는 이분법 안에 갇혀 사는 생각일 뿐입니다만. 

그녀

 저는 교만함의 뜻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보니 밥도 못 먹고 매일 송장처럼 지내다 문득 하늘이 열리고 강렬한 빛이 다가와 '이 모든 것은 사라진다. 너는 하느님의 자녀다.' 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사흘을 엉엉 울고 나니 교만함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내게 던진 그 친구를 만나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물어보았더니 자신이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가 분명 말했는데 제가 잘못 들은 것인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말한 것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질문

혹시 당신 가족 중에 무병을 앓거나 일찍 돌아가신 분이 있습니까?

그녀

아! 저의 엄마가 참 착하고 지혜로운 분이신데 젊을 때 무당이 되려고 신주단지를 받았으나 그만 두었다 하셨어요.

질문

신주단지가 지금은 어디 있습니까?

그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시골집 어딘가에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부모님이 사시는 시골집은 잠을 잘 수 없고 너무나 많은 영혼들이 느껴져 힘듭니다. 그래서 그런 건가요?

질문

어머님이 치매이지만 대화가 될 때 물어보셔서 그 단지를 잘 봉인해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며칠 후 연락이 왔다.)


그녀

아! 창고 구석에 쑤셔 박혀 있는 것을 찾았어요. 아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

인터넷에 무당들의 동영상 중에 나름 공부가 많이 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무당의 방법을 잘 보고 그분들에게 물어보시거나 스스로 해보세요. 제가 알기로는 정갈하게 기도를 해드린 후에 깨끗한 땅에 묻고... 당신의 힘으로 명상으로 깊게 들어가 천도를 진심으로 빌어주세요.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는 듯 보입니다. 어머니가 무당의 일을 했었나요?

그녀

잠시 한 듯 보이는데, 아버지의 반대로 그만두셨어요.

질문

그렇다면 아버지가 고집이 세고 강인한 편이라 그 혼란스런 집에서 그나마 버티셨군요. 사실은 아버지도 에너지체들의 기운을 많이 먹고 거친 영혼들의 영향으로 불행한 삶을 살아오신 듯 보입니다. 잡다한 에너지체들은 한이 많은 영혼이기에 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사람이 아프거나 다치고 행복해지기 어렵습니다. 그런 곳에서 평생을 사신 부모님이 정말 대단하시군요. 보통 사람들은 절이나 무당집으로 적합한 곳에서는 살기 어렵습니다. 당신의 어린 시절은 불우하였지만 폭력을 견디며 자녀들을 키우신 어머니를 많이 사랑하신 것 같습니다. 

일찍 집을 뛰쳐 나간 것은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겠지요? 계기가 있을 터인데. 당신은 영혼에 대한 체감 지수가 아주 높은 분이라 나오길 잘 선택하신 것 같습니다. 

그녀

사실 저의 언니가 자살을 했습니다.

질문

아! 이런! 당신이 몇 살일 때? 왜 그런 일이?

그녀

 제가 고등학생 때, 언니가 신내림 굿을 받기 전날 그만 자살을 하고 말았어요.

질문

당신도 그 상황을 보았겠군요.

그녀

녜, 그 후로 전 너무 힘들어 잠도 못 자고 괴로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무조건 집을 떠나 기독교에 입문하고 매일 산으로 가서 혼자 등산을 하며 지냈습니다. 물론 돈을 벌고 생활을 해야 하니까 이런 저런 것들을 배우다 마사지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 외에도 영적 수련을 위해 기공수련도 하고 다양한 경전도 보며 어떻게든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시도 안 해 본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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