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무소에서 배운 건축어휘
건축학과에서 건축을 공부하다 보면 'O.M.A', 'Rem Koolhass'를 모르기 쉽지 않다. 자신의 개념을 건축으로 풀어내며 결과물 자신을 보여주는, 현대 건축의 거장 중 한 명이다.
렘쿨하스의 저서 중 'S,M,L,XL'가 있다. 제목이 강렬하여 한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책이다. 수업 중 이 책을 알게 되고 제목에 반하여 읽기를 시도한 적이 있으나 영어 원서 + 1,000페이지가 넘는 양에 제대로 읽기는 포기하고 그냥 그림만 한번 훑어 본 책이다.
S, M, L, XL는 옷의 사이즈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렘쿨하스는 자신의 건축, 스케치, 개인적인 글을 규모에 따라 Small, Medium, Large, Extra Large로 나누어 설명했다.
내가 일하는 건축사사무소
내가 일하는 건축사사무소에서도 S, M, L 스케일이라는 용어를 통해 건축을 설명하곤 한다. 렘쿨하스의 S, M, L, XL와는 다르지만 렘쿨하스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용어가 아닐까 싶다.
내가 일하는 사무소에서의 Small Scale은 디테일을 말한다. 창호의 디테일, 가구의 디테일, 문의 디테일, 재료들 이 만나며 생기는 디테일 등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서 경험하게 되는 스케일이다.
Large Scale은 건축의 방향성, 컨셉 또는 땅을 포함한 건축 전체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프로젝트의 전체의 조화, 방향성이다.
Medium Scale은 라지스케일보다 작은, 공간 하나하나 혹은 라지 스케일을 구성하는 단위이다. 흔히 말하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이 나올 수 있는 공간, 씬들이 미디엄 스케일이다.
미디엄 스케일을 가장 나중에 설명한 이유는 내가 일하는 사무소에서는 미디엄 스케일을 잘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장님은 항상 사무소가 추구하는 것은 S와 L 스케일이며, M 스케일을 다루는 것은 지양한다고 말하기에 그 존재가 더 애매모호하다.
위의 설명들은 내가 그때그때 S, M, L를 들으며 나만의 정의를 내린 것이다. 건축을 스케일 별로 나누는 시도는 재미있다. 나도 내가 앞으로 쌓아갈 나의 건축, 글, 사진 등을 S, M, L, XL로 나누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어쩌면 XS을 추가할 수도 있고, 새로운 분류체계를 만들어볼 수도 있겠다.
일단 지금 당장 생각하는 것은
XS: 재료
S: 디테일, 재료들의 조합
M: 디테일의 조합. 하나의 공간. 씬
L: 하나의 건축물. 전체적인 공간. 대지를 포함
XL: 건축물들의 집합. 도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