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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중년생 홍대리 Sep 27. 2021

MBTI 유형 ISFP가 ENTP로 바뀐 이야기

바꾸고 싶었던 성격

* MBTI가 성격을 나타내는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며, 그저 한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20년 전 중학생 시절, 태어나서 처음으로 MBTI 검사를 해보았다.


당시 나의 성향에 관해 생각해보면


사람들 앞에 나서는걸 매우 부끄러워하는 사람이었고 (공교롭게도 혈액형마저 A형)

인터넷을 빨리 접해서 배운 유머들로 소수의 친구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을 좋아했고 (다수 앞에선 못함)

하교 후 잘 때까지 컴퓨터 게임만 하면서 사이버 세상에서 지내는 걸 좋아했으며

가끔은 독서를 통해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는 걸 좋아했고

게임에서 지는건 싫지만, 현실에서는 누구한테든 져주는걸 좋아하고 그저 '허허~' 거리는 (=호구) 아이였으며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정말 하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MBTI 검사 결과는 'ISFP'로 나왔다.


MBTI 성격 유형



20년이 지난 지금 MBTI 검사를 오랜만에 해봤더니 'ENTP'가 나왔다. 중학생 때 나왔던 성향이 '성인군자형'이었던 게 생생히 기억나서 역으로 찾아보니 'ISFP'이고, 살아오면서 무려 세 개가 바뀌게 된 셈이다.

물론 MBTI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 느끼기에도 그동안 내, 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금 나의 성향은


새로운 사람들과 있을 때 먼저 말을 건네는 편이며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사람들과 즐겁게 얘기하는 것을 즐기고 (때로는 TMI)

컴퓨터 게임은 종종 즐기지만 바깥 세상에 너무나도 재밌는 것들이 많음을 깨달았고

새로운 경험, 도전적인 일을 시도하는 것에 여전히 두려움은 있지만, 설렘과 성취감도 그만큼 크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게임 속의 나(=캐릭터)가 아닌, 현실 속의 나를 키우는 것에 관심을 두고 살아가는 중이다.


성격이 바뀐 부분도 있겠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떠올려보면 내 성격 중 변화시키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 많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니 그것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가장 큰 것은 내성적인 부분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과거의 나는 다수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싫어하고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그것이 쉽지 않고 떨리는 것임을 알지만 필요하다면 도전해보는 것이다.

이때 잘하고 못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다만 이것이 분명히 내가 직접 몸으로 느끼는 경험이 되고,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면서 삶을 더 즐겁고 다이내믹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살아오면서 시도하기에 장벽이 꽤나 큰 도전들이 있었는데 할까 말까 많은 고민을 했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도했던 것들은 다음과 같다


재수학원에서 반장 자진해서 한 것 (반 분위기를 잘 관리해서 다 같이 성공하고 싶었음)

대학 신입생 때 응원문화에 빠져서 남들 앞에서 지휘하는 것 (쑥스러움과 뜨거운 감정이 공존했음)

군 입대 시절 해병대 지원해서 간 것

복학 후 외국인들과 교류하는 동아리에서 회장까지 지낸 것

마라톤 풀코스에 참가해서 완주한 것

신입사원 연수원에서 수백 명 앞에서 내 이야기를 발표한 것

사내 아나운서 오디션에 지원한 것


그 외에도 크고 작은 많은 시도들이 있었지만, 그러한 도전들에 있어서 생각했던 공통점은 한 가지이다.


지금 이것을 시도조차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살다 보니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더라.

대학교 신입생 시절 응원단을 처음 보고 가슴이 뜨거워졌고 꼭 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응원단을 하면 학점관리도 안되고 과 활동도 못한다는 등 얘기를 듣고 응원단 지원을 안 했던 게 정말 큰 후회가 되었고, 이 후회를 줄이려면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시도, 그리고 시도했다면 최선을 다 해야 미련 없이 후회로 남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난 이후 위와 같이 생각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지원조차 안 했던 게 가슴의 한으로 남은 응원단 (출처 : 연세대학교 응원단 공식 홈페이지)





앞으로 살아가면서 나의 MBTI는 또다시 바뀔지도 모른다. 지금도 검사를 할 때마다 ENTP 혹은 ENFP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파악하고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있다면 조금씩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MBTI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진짜 내 모습을 찾아갈 때 인생은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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