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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블로프 Nov 12. 2021

그 많던 수험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시험장을 나오는 길목에서

전날 책에서 본 단어 나왔다고 좋아하던 너

지망하던 직렬은 붙었을까


눈 펄펄 내리는 고속도로에서

아등바등 입실시간 맞추겠다고 뛰어가던 너

행여 미끄러지지는 않았을까


기어코 따낸 면접 기회에서

말끔하게 정장 차려입고 머리 빗어 올렸던 너

하고 싶은 말은 다 털어놓고 나왔을까


빵 부스러기를 등에 이고 기어가는 개미떼를 통해

구둣발에 짓밟히는 운명을 본다

그거야, 어느 목표도 이루지 못해

땅바닥에 주저앉은 우리네 신세


개미떼는 태양만이 따를 길인 줄 안다

우리도 성공만이 따를 길인 줄 안다

몇몇은 짓밟히고, 몇몇은 그 시체들을 밟고 지나가는 가운데

눈은 소복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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