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전자 어딘가에 음악 DNA가 있나 보다. 어렸을 때는 공부 잘하는 애를 부러워한 적은 없지만 노래 잘하는 애들은 항상 부러웠다. 여중시절 아이들이 수업을 지루해할 때면 선생님은 노래할 사람을 찾았고 자발적 또는 추천으로 앞에 나가 노래 솜씨를 뽐내던 친구들이 있었다. 어찌나 노래를 잘하던지 난 경이로운 눈으로 그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쇼쇼쇼'만 나오면 TV를 바로 꺼버렸던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사를 외우는 노래가 하나도 없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주옥같은 가요들을 줄줄 외워 부르는 친구들은 나와는 다른 세상 사람들이었다.
요즘은 '싱어게인 3' 보는 재미가 크다. JTBC가 음악 프로그램을 참 잘 만든다. 타 방송사의 '복면가왕','히든싱어', '미스터트롯' 등 수많은 음악 프로가 있지만 관심 있게 본 적은 몇 번 없다.
'싱어게인 1'에서 이승윤이 '하니'를 부르고 '치티 치티 뱅뱅'을 부를 때 그 참신함에 반해버렸다. 말할 때는 진중한 사람이었다가도 노래할 때는 세상 자유롭고 독창적인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매력이장난 아니었다. 덕분에 22년 3월부터 23년 6월까지 매월 이승윤 단독 콘서트와 이승윤이 참가하는 페스티벌을 다녔다. 백 원, 천원도 아끼는 나였지만 고가의 티켓을 사는 데는 주저함이 없었다. 심지어 피 튀기는 티켓팅 즉 피켓팅이라 마음 졸이며 손가락을 눌러대고 표를 얻는데 실패하면 세상 좌절해서 쓰러져 울어야 하나 하며 허망해했다. 그 모습을 본 아들이 MZ 세대의 번개 같은 손놀림으로 티켓을 구해주었고 너무나 기쁜 나머지 아들한테 큰절을 할 뻔하기도 했다. 물론 놀란 아들이 왜 이러시냐고 말렸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도 드라마를 보다가 몇몇 남주들을 좋아했는데 그들은 모두 가창력이 뛰어난 배우이거나 연기를 잘하는 가수들이었다.
노래는 삶의 활력이 되고 음악 없는 인생은 상상하기 힘들다. 음악은 내 삶의 중요한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