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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스 Jun 02. 2024

<한씨연대기>

북리뷰


서늘하다.

'분단'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골이 나게 들어온 단어다. 평생을 들어왔지만 정작 당시의 상황은 막연한 추측만 있을 뿐이었다. 기구한 한 씨의 사연을 읽으며 분단이 할퀴고 간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실감했다. 답답하고 막연했을 그래도 구차하게 살아내야 했을 서민의 삶이 애절하다. 3년의 전쟁통에 수복, 후퇴를 반복하는 어지러운 시절에도 사람들은 살아냈다. 두렵고 아프지만 새살처럼 희망을 돋아냈다. 목숨은 질겼다. 급변하는 세상 위기와 기회가 함께 오듯이 그 시절에도 절체절명의 생사가 그랬다.


고령화, 저출생 나라가 없어진다고 걱정인 요즘이지만 그때는 더했다. 나라가 두 동강이 나고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었으니 말이다. 총성 사이에서, 총탄을 빗겨 살아낸 그들의 마음속을 읽어 보았다.


한 씨는 고지식하고 순박했다. 한영덕은 북한에서 더 위급한 환자를 살리는 의사로서의 도리를 지키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상관들 때문에 총살을 당하고 가까스로 살아난다. 살려고 온 남한에서도 부조리한 이들의 모함으로 갖은 고초를 당한다. 실제 충분히 있었을 법한 이야기이기에 답답한 마음으로 소설을 읽었다. 도리를 지키는 사람이 해를 입지 않고 영악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사회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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