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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영 May 10. 2023

가면


이인영, <연극 후>, 종이에 수채, 19x27cm, 2022.10.



가면을 쓰는 행위가 자신만이 지닌 특별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자신은 가면을 쓰고 있다고 믿으면서(혹은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타인이 가면을 쓰고 있을 거란 생각은 조금도, 정말 신기할 정도로 조금도 하지 않는다.

타인은 보이는 모습 그대로가 본질인 단순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 생각엔 그런 이들이야말로 자신이 쓴 한 가지 종류의 가면밖에 모르는 단순한 이들이다.








「예민함과 털털함」


세상에 털털한 사람은 없다. 예민함을 덜 드러내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그 이유가 자신을 위한 것이든, 상대방을 위한 것이든.  

자신의 예민한 신경과 감수성은 끊임없이 주장하면서 타인의 예민함은 '털털함'이라는 단어로 뭉개고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

'나는 예민하다', '나는 섬세하고 여리다'라는 제스처를 취하는 이들의 강인함과 단순함.

털털한 제스처를 취하는 이들의 연약함과 섬세함.

털털함이야말로 예민하고 연약한 사람들이 쓰는 가장 보편적인 가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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