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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슈룹 Nov 26. 2024

카페 사장님이 내게 말을 걸었다.

직면한 내 모습

어머! 어서 오세요.
오늘은 혼자 오셨어요?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는 카페 사장님을 보고 움찔한 난, "네. 오늘은 혼자 왔어요." 수줍게 답변하고 테이블에 앉았다. 평소대로라면 키오스크에서 주문했을 텐데, 사장님이 말 시킬까 봐 앱주문을 선택했다. 그리고 속으로 이런 다짐을 했다.


'다음에는 사장님 없을 때 와야지'


학창 시절 낯을 가리고 발표력도 부족한 편이었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어른들에게도 예의바르다는 소리를 들으며 무난하게 성장한 나였다. 그런데 직장 생활이 길어지면서 내가 조금씩  바뀌어갔다. 사내 동아리를 만들어 대 수상을 하고, 프로젝트를 할 일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임했다. 어느 순간 내적 에너지를 에서 받는 스타일로 해있었다. 난 이런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단골카페 사장님이 말을 걸었다는 이유로 뒷걸음질을 치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난날들의 내 모습을 되돌아보니 난 변한 게 아니었다. 관광가이드를 할 때 2, 3일에 한 번씩 낯선 외국 사람들을 만나야 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먼저 말을 걸어야 했다. 외식업체 근무를 하면서 직원들이 그만두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고, 진상 고객과 마주해야 했다. 주도적으로 일을 해야 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잠시 가면을 썼을 뿐이었다. 그 가면이 나인줄 알고 착각하고 살길 30년. 이제야 다시 나를 직면하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진짜 내가 누구인지.. 난 어떤 사람인지 나를 찾아야 할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 아끼지 않고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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