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슈룹 May 15. 2024

계속 꿈을 꾸게 만드는 글쓰기

또 다른 시작

사실.. 난 독립출판을 한 경험이 있다.

2020년 코로나가 창궐했고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사람들은 집 밖을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아니 나갈 수 없었다. 특히 아이들은 더욱더 심했다. 집 밖에 나가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20명 남짓한 아이들이 센터에 나오지 못하게 됐고, 나는 길 잃은 사람처럼 뭘 해야 할지 몰라 헤매기 시작했다.


그맘때 직장 동료에게 책을 한 권 선물 받아서 읽은 직후였다.

<경찰관속으로>


현직 경찰이 자신의 경험을 덤덤하게 써내려 간 독립출판물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내 경험을 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직장 동료와 함께 고민했다.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재직 중인 기관에서 아이들과 있었던 일을 글로 담아내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춤했던 가장 큰 이유는,


'혹시나 아이들이 이 책을 읽게 됐을 때 상처받으면 어쩌지?'


그러나 지역아동센터를 다니는 아이들은 '문제아, 취약계층'이라는 시선을 바꾸고 싶었다. 사회복지사들이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지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있는 누구라도 책을 읽고 공감하며 힘을 내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면서 어렵게 마음을 결정했다. 최대한 익명성을 지키면서 글을 썼다.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후루룩 글을 쓰고, 책을 제작했다. 공저로 같이 작업하던 동료는 독립출판물을 여러 권 냈던 경험이 있어서 수월하게 했지, 혼자 했다면 절대 못했을 일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개월 만에 책이 세상에 나왔다.


비록 자세한 이야기를 담을 수 없어 글을 쓰는 내내 뜬구름 잡는 느낌이 들어서 불편한 마음이 컸다. 그러나 막상 책이 나오니 뿌듯했다. 전국에 독립서점 몇 곳에 연락을 해서 답변이 오는 곳에 우리 책을 보냈고, 적은 돈이지만 책의 수입금이 통장에 쌓이는 걸 보면서 기분이 참 좋았다.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2020년 끝 무렵, 직장 동료에게 또다시 책을 선물 받았다.

<어린이라는 세계>


어찌 이렇게 따뜻한 책이 있지? 덤덤하게 써 내려간 작가의 글이 글쓰기 1도 모르는 나를 다시 요동치게 만들었다.


'진짜 글쓰기를 해 볼까?'





매거진의 이전글 딱 1년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