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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 코 풀지 말라고!

특별한 규칙이 있는 식당

by 퍼플슈룹

칼칼한 칼국수가 먹고 싶어 친구와 식당을 찾았다. 짬뽕 칼제비를 시켜서 맛있게 먹고 있는데, 식사하던 친구가 코를 팽~하고 풀었다. 처음에는 참았지만. 여러 번 반복되니 주변 눈치가 보였다.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어 친구에게 말했다.


"코 좀 그만 풀면 안 될까? 사람들도 있고 나 아직 밥 먹는 중이야."

내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인 친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뜨거운 거 먹으니까 콧물이 나잖아. 코 좀 풀면 어떠냐?"

이때부터 말씨름은 시작됐다.


"코를 푸는 것도 정도 것이지, 시끄럽고 지저분하잖아. 사람들 있는데, 코를 그렇게 푸니?"

"내가 아는 사람들은 밥 먹다가 이렇게 코 풀어!"

"대체 어떤 사람들이 그러는 거야? 내 주변에는 밥 먹다 그렇게 코 푸는 사람들 없어! 그리고 저기 좀 봐. 식사 중 코 풀지 말라잖아."

식당 내 붙어 있던 글귀,

"식사 중 코를 풀지 말아 주세요."


글을 읽은 친구는 머쓱한 듯 고개를 숙이고 식사를 이어했다. 우린 빈정이 상한채 한참을 말없이 식사했다.


결국 시큰둥하게 헤어진 친구와 나. '내가 괜한 소리를 해서 불편하게 만들었나? 부드럽게 말할 걸 그랬나?' 후회가 약간 밀려왔다.


생각이 다른 친구와 나,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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